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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빈이 창고

하루에 열두번씩 들었다 놨다....

by 알센 2011. 6. 29.
요즘 말 안듣기가 극에 달하고 있는 아들.  물론 말 안듣는 날도 있고 잘 듣는 날도 있다.  잘 세어보진 않았지만 비율로 따지자면 2:1 정도로 안듣는 날이 좀 더 많긴 하다.  뭐 다른집 아들들 혹은 딸들들도 다 그렇다고 하니..지극히 정상이라고는 하지만....그래도 힘.들.다. ㅠ.ㅠ

어제는 구몬 안하겠다고 하도 뗴를 써서 반은 선생님과 상담만 했다.  끊을까 말까 끊을까 말까.......고민도 열두번...그래도 일단 가격이 저렴한 맛으로......꾸준히 하기로 결정.  문장 위주로 하는 것은 교재도 재미없고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아서 이제는 파닉스부터 스티커도 붙일 수 있다는 과정으로 바꾸기로 함.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키즈 브라운에 비하면 영...재미가 없어보이긴 하지만.....

그래서 구몬 안하면 폴리도 안보여줄거라 해도..말을 안듣는다.  보통 조건부로 하면 말을 들었는데 이젠 그것도 안통한다. ㅠ.ㅠ  그러나 뗴쓰는 소리도 듣기 싫고 둘보기도 힘든 엄마는 안했지만 폴리를 보여준다.  -_-;;  옛날엔 하루종일 티비만 보려고 해서 걱정을 시키더니 요즘엔 나는 폴리만 좋아하는 아이라고 폴리 끝나고 나면 티비를 딱 꺼버려서 놀아주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ㅠ.ㅠ  타요도 재미있고 토마스도 재미있기만 하더만. 

치킨도 안시켜줄라 했는데 그것도 시켜준다.  승준이 보자고 아기들영어동요를 틀어주니 뭐에 놀란 아이처럼 지방 이불틈에 숨어버린다.  자긴 절대 안보겠다고...그러더니 춤추는 영어동요는 좋아한다면서 따라 부르면서 쫄래쫄래 춤을 주는데 완전 귀엽다.  대체 저건 왜 좋아하는거지? -_-;;;; 

아빠가 제일 좋다고 아빠만 보고 싶다고 한다. 치킨을 사주니 엄마가 좋다고 한다.  치킨 오기 전에 엄마가 더 좋다고 말하라고 협박도 엄청 했는데.....고집이 왜이리 센지 절대 안한다.  암것도 아닌것에 애들처럼 맘상한 엄마. -_-;;  30분은 엄마가 제일 좋다 말하라고 실갱이....장난감을 더 많이 사주면 제일 좋아해주겠다고 한다.  어이가 없다!!!

아빠 좋고 동생 좋고 엄마는 세번째로 좋다고 했다가 다시 엄마는 첫번째로 좋은거라고 한다.  치킨이 좋긴 좋구나.

이 아이, 동생을 참 좋아한다.  동생 손좀 잡고 자려고 하는 것이 내가 승빈이 손 좀 잡고 자려고 하는 것과 똑같다.  그런데...오만 장난감을 다 주려고 한다.  부품이 작은건 동생 주면 위험하니 안된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계속 갖다준다.  소리도 질러보고 가서 뻇어도 보고, 버린다고 협박도 하지만.....도루묵이다.  앞으로 어린이용 장난감은 승빈이방에서만 갖구 놀으라고 해봐야겠다.

동생을 업어재우겠다고 하니 자기도 인형들 업어줄거라고 쌓여있는 인형을 다 엎어놓는다.  엄마가 치워~~라고 하는데 안치우고 놔둘거야..했더니 팔도 잘 안닿는데 주섬주섬 지가 올려놓는다.  기특해서 내가 마저 치워줬다.  많이 컸다.

사춘기가 오면 옆집 아들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넘길 수 있다더니.......미운 다섯살 부터..옆집 아들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
하지만...아직까지는 간간히 보여주는 기특함에 나머지 분노를 지울 수 있을 때인듯 하다.  몇시간 돌보면서 기뻤다가 서글펐다가 행복했다가 열받았다가......몇번을 그러는지 모르겠다.  너, 정말 대단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