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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분실...미련...

by 알센 2010. 6. 22.
무엇인가를 잃어버리는 일은 덜렁이 부부인 우리한테는 상당히 흔한 일이다.
가끔은 꽤 소중하다 생각하는 것들이어서 오랫동안 그 기분이 남아 속상하다....
잃어버린 것은 찾을 수 없어서 포기해야 하고 마음에서 후딱 비워내야 할 것을...왜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

그 중에 하나는 신혼여행 갔다오자마자 커플 잠바를 잃어버린 일이었다.
둘이 나란히 친정집 옆에 있는 피씨방에 걸어놓고 몇시간 후 찾으러 갔더니 없어져버렸다.
딱 신혼여행때 몇일밖에 안입었는데.....

속상해 할게 뻔하니..엄마가 다시 사주시겠다고 돈을 주셨는데...
그대로 똑같은 것을 샀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입는 그 잠바는 가격이 두배다.
아주 비싼 녀석이다.

지금도 기억나는 분실 사건.
대학교때였나보다.  엄마가 큰맘먹고 정장을 사주셨다.
방학때였는데...옷수선하고 찾아오면서 돈을 갖다주기로 하고
코트 주머니에 현금 20만원을 넣고 극장에 영화를 보러갔다.
주머니에 계속 손을 넣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건 뭐..제발 가져가 주세요..하는 모드랄까.
영화보고 나오니 돈이 없었다.
어린 맘에 돈도 아깝고 엄마한테 혼날까봐도 무서워서 친구들한테 전화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엄마는 딸이 속상할 것이 그돈보다 더 크다 생각되어서..별말씀 안하시고
다시 주셨다.  정말 큰돈이었었는데.....- 뭐 지금 잃어버려도 똑같이 큰돈이지만, 십수년전 전이니...

무언가를 잃어버리는것은 사실 늘 속상한 일이다.
아무리 작은거라도.......
아끼던 자전거를 잃어버렸을때도 꽤 오랫동안 속상했었고...
새로 사서 두세번 탄 자전거를 도둑맞았을 때도 오랫동안 속상했고.....

최근에 오래가고 있는 그 속상함은....
다름아닌 아이 선글라스다. ㅡ,.ㅡ;
괌에 가면서 면세점에서 초등학교 가기 전까지 몇년은 쓰겠다고
십만원이나 주고 샀었는데.. ㅠ.ㅠ
눈부시다고 늘 찾는게 못마땅해서....
세번째쯤 간 에버랜드에서 입구 지나서 뺏어서 잘 넣어 놓구선
그담에 어디있는지 못찾고있다......
어지간한 손닿은 데는 다 찾아봤으니..
아무래도 잘 넣어 놓구선 오다가 흘린 것 같다. ㅠ.ㅠ
아.....그냥 동남아나 남태평양의 뜨거운 태양을 찾아갈때나 쓸껄.......에버랜드는 머하러 들고가서....

그래서 요즘도...안찾아봤다 싶은 곳은 계속 쑤셔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생각한다.
'출장가는 사람편에..똑같은거 사다달래야지... ' -_-;;;;;;;;;;;
(손안에 똑같은 것이 들어오는 그날까지..아마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할 것이다.)

돈이 넘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속상해 하는 것은....다시 사야한다고 합리화한다.
그편이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다고.


매일매일의 일상에도 잘못한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모든게 완벽했던 하루는 잘 없는 것 같다.
길면 이삼일 가고...대부분 자기 전에 털어버리긴 하는데....
선글라스 잃어버린것보다 오래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오늘 하루의 일도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부분은 지우고 다시 하거나...
아니면 똑같은 하루로..잃어버리지 않게 돈주고 살수 있으면 좋겠다.
그만큼 지나가는 시간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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