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창고/내 책꽂이

어렵지만 좋은 책 - 에고여~ 안녕!

by 알센 2009. 10. 10.
NOWNOW - 8점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호오포노포노 책과 더불어 모부장님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라면 꼭 읽어야 하는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고 극찬을 하시던 책이다.  

정말 그랬다.  모든 것을 다 담고 있었다.  대부분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에 집중하며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 새 지구를 사는 사람이 되기 위해 - 나의 에고를 물리쳐야 한다는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지만 남녀간에는 왜 사랑을 하고 많은 사랑이 왜 파국을 맞이하는지, 아이를 볼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는지 부모님은,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등등등 정말 다루지 않는 이야기가 없는 것 같다. 

인용하는 예수, 싯다르타, 노자의 이야기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쉽게 덧붙여줘서 좋았다.  

그렇지만 워낙 어려운 이유는 내가 뭐 잘하고 있구나 혹은 미래에 에고를 물리치는게 나의 목표다..라는 것이 또다른 에고라고 하는 모든 생각이 다 에고라고 하는 그런 부분이 어렵다.  대체 멀 어쩌라는 것인지?  그런 나의 생각을 알기라도 하듯 내말이 여행계획을 짜고 시계를 보고 몇시인지 보고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는 친절한 설명도 붙어있다. 

호오포노포노와 이 책과 엄마가 권한 교수 겸 목사이신 분이 쓴 내려놓음 책 세가지를 놓고 보면 뭔가 신성, 영감에 나를 맡기고 두려움과 불안감과 걱정 없이 현재를 즐길 수 있는 한 즐기면서 열심히 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점이 비슷한데 호오포노포노는 너무 쉽고-쉽다기 보담은 내용이 적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 이 책은 앞에 말한듯이 모든 것이 에고여서 벗어나기가 상당히 어려워 보이고 중간쯤의 난이도? 내용의 풍부함?에 있는 것이 내려놓음이란 책인듯 하다. 물론 그 책은 평소에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많다면 포기해야겠지만. 

다소 비슷하지만 좀더 세속적으로 재미있게 쓴 책이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 아닌가 싶다.  

암튼 이런 책들을 몇권 읽어본다고 하루아침에 사람이 변하진 않겠지만 좋은 말은 참 많다.  이왕이면 좋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이 되면 좋지 않겠는가? 

그런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별로 답해주지 않는다.  다행이도 이 책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는 때가 깨달음에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때라고도 하는데... 주변 사람들, 남들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는가에 대해서 냉정하게 대처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걸 싶다. - 아마도 아무 대처도 하지 말고 "그런가?"라고 말하고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으로 그냥 멍하니 있으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생각해보니 주변사람들에 대해 다른 사람의 고통체와 공명하기 좋아하는 나의 고통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래서 우리가 어딘가에 속해 있을 때 공감대가 많거나 힘들때-힘들다고 생각할 때-는 특히나 동병상련이라 생각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그토록 좋아하는 것일까?  설마 그런 얘기는 아니겠지?  집에 있으니 아이도 좋지만 회사 사람들하고 일하고 노는 것도 참 좋아서 회사 가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그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

아. 어렵다.  지난번 소아과 의사를 하고 있는 오랜친구와 나눈 대화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자꾸 답답하고 이것도 해야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할 것 같고 정작 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어떤 때는 눈물이 난다고 하니 어떤 엄마는 아이 진료하는 걸 보면서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엄마"가 되면 세상의 중심에 나를 놓고 생각하기가 더 어려워져서 그런것 같다고 그놈의 "엄마"라는 단어의 오묘함에 대해서 얘기했었는데 그래서 그런 것인지 여전히 깨달음에는 크게 가까워지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어쨌거나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는 모든 것이 지나가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살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그런 것들이 30년 후 쯤에는 더 많은 좋은 에너지를 만들고 있는 나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http://arsene77.tistory.com2009-10-10T10:29:59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