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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창고/내 책꽂이

너무 나약한 인간의 본성

by 알센 2009. 7. 14.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8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문학동네

유명한 책이라 많이 들어봤는데, 아직까지 안 읽은줄 몰랐었다.  동생이 병원에 갖다줘서 드디어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쾌유는 커녕 병세를 악화시키게 생긴 책이다. 
작가는 권총자살을 했다고 하는데 그도 그랬을 것 같다. 힘든 상황에서 인간의 나약함, 배신감, 이기심 등에 대한 단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재미는 없다고 할 수 없다.  많은 이야기들이 막판에 반전이 있는 경우도 많고 그 반전이 다소 소름끼치는 느낌이랄까....
몇개의 이야기는 약간 사상적, 체계적인 배경이 있어서 쉽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대체로 읽기는 쉽다.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서 어쩔수 없이 나약한 인간들을 그리고 있다.
결말들이 잔잔하면서도 우울해서 왠지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드는 듯 하여 좋지는 않다. 
하지만, 너무 뭐든지 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으니까 가끔은 이런 책을 읽으면서 그렇지 않다는 생각도 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책제목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보다 히틀러 하에서 유태인이 겪은 고통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두 이야기가 특히 와닿았다.  고문에 미쳐버린 유태인이 자기를 혹독히 고문했던 사람한테 계속 먹을 것을 갖다주면서 보살펴 주는 이유가 다음 번엔 잘해줄거라고해서라니...참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http://arsene77.tistory.com2009-07-14T03:32:49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