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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창고/내 책꽂이

역시 비운의 베토벤

by 알센 2009. 4. 1.
베토벤, 불멸의 편지베토벤, 불멸의 편지 - 6점
루드비히 판 베토벤 지음, 김주영 옮김/예담
별은 네개를 주긴 약간 아깝고 세개를 주긴 쪼꼼 미안하다. 노다메를 읽으면서 책꽂이를 계속 차지하고 있는 책이 생각나서 읽어봤는데 베토벤은 좀 이쁜 여자만 보면 매번 사랑에 빠지고 구혼을 하는 성격이었는듯. 그리고 괴팍해서 - 귀때문에 더 그렇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 사람들하고도 자주 싸웠던 것 같고. 어쨌거나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도 불후의 명곡들을 남겼다는 것 말고 그 동안 베토벤에 대해서 아는 게 너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이책을 읽었다고 매우 많이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그냥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어떤 사람이라고 알아가듯이 조금은 알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달까.

처음엔 친구한테 보내는 편지를 "자네, 이러지 말게나.." 같은 말투가 참 어색한 것 같았다.  베토벤이 한국말로 그렇게 했을리도 없고 독어도 저런 말투가 있는지 - 독어가 맞겠지?? -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런데 다 읽고 보니 나름 잘 번역한 것 같다.  친구, 연인, 가족, 귀족들에 따라서 적당한 경어를 써가며.

어쨌거나 구혼도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고, 과거의 기준(?)에서도 그닥 좋은 신랑감은 아니었던 것 같고 음악가이면서 귀가 들리지도 않게 되고 가족들과조차도 별로 원만하지 못하고 경제 형편은 들쑥날쑥 했던 것 같고 많은 편지들이 금전적인 내용들이어야만 하는 것 같고....여러가지로 불쌍해 보인다.
천재는, 예술가는 가난하고 비운이어야만 하는 것인가?

한편,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 공개되어버린 당사자의 느낌은 어떠할까? 싶기도 하고... 요즘 같았으면 이메일의 "보낸 편지함"쯤일까? 아니면 문자 메시지의 "보낸 메세지함" 정도일까? 상상도 해보고... 갑자기 편지가 쓰고 싶다 생각도 해보고...


기부하는데 같이 담을까 했었는데 다 읽고 나니 그냥 갖고 있다가 나중에 베토벤 음악을 더 많이 들어본 후에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 아마도 10년쯤 후에? ㅋ - 이놈의 욕심은 -_-;;;;;;

아, 언제 어떤 이유로 샀는지 혹은 알라딘에서 다른 책들에 낑겨서 준 책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같이 들어있는 씨디는 참 괜찮은 것 같다.  베토벤의 음악들 중에서도 듣기 쉬운 것으로 골라서 70분짜리 한장으로 만든 듯.

그러고 보니 입사할 때 보는 인성검사시 클래식을 즐겨 듣고 명화 감상에 취미가 있냐는 등의 항문에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아니오""절대 아니오"를 골랐던 기억이 난다...
http://arsene77.tistory.com2009-04-01T10:25:520.3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