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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빈이 창고

군기저귀 마니아

by 알센 2008. 11. 20.
인기 블로그 뉴스를 보다가
MBC의 기저귀 보도를 보고 가슴이 뻥 뚫리다.
보도 자체는 정말 정말 박수쳐주고 싶게 맘에 들지만, 그래서 부가세가 없어져서 기저귀가 싸지면 정말 국산 기저귀를 쓸 것이냐?에 대해서는 솔직히 고민이 들어서..끄적끄적여본다.

쿠리님 소개로 태어나기 전부터 신생아용 2팩, S사이즈 2팩을 구매해 두고 - 그 때 구매가격은 한 팩에 18K 정도에 7% 오랫만에 찾아온 사람 할인을 받고 어쩌고 해서 7만원이 약간 안되었었다.  그리고 지금은 8만원이 조금 넘는다. - 써보게 되었다.  그리고 조리원에서 예준,승빈 두녀석 다 약한 기저귀 발진 증세를 보이며 군기저귀를 써보게 되었다.  그리고 예준이네랑 바꿔서 하기스도 서너장 써봤다.

그리고 그 뒤로 옥션에서 대충 최저가 - 많은 사람들이 사고 많이 비싸지 않은 - 로 검색을 해서 사거나 급하면 마트에서 하기스도 사고 승빈아빠 회사 직원이 선호하는 무늬망도 두어번 사보고 메리즈도 몇 장 얻어 써보고 했다.

 내가 군 기저귀를 다른 것보다 더 좋아하는 이유를 적어본다. 

1. 피부에 닿는 느낌이 참 보드랍다.
- 이런 보드라운 느낌은 다른 일산들도 마찬가지다.  메리즈도, 무늬망도.  반면에 국산중에 최고 좋은 하기스와 토디앙은 이보다는 뻑뻑하다.  승빈이 할머니도 좋아하지 않는다.  토디앙(분명 군기저귀보다 더 비싸고, 한방 냄새도 쏠쏠나는 피부에도 참 좋은 것인데) 사왔다가 안 좋은거 사왔다고 야단 맞았다.  보드라운 느낌..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일산 기저귀들로는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급하지 않으면 국산 기저귀들은 잘 안살것 같다.  뭐 가격이 한 20%정도 일산이 더 비싸다 치더라도...먹고 살만한 이상 보드라운걸로 내새끼 엉덩이를 싸주고 싶다.  (음..아닌가..20%나 국산이 더 싸진다면야....뻑뻑해도 큰 이상은 없고 맨날 그것만 쓰는 사람도 많은데 그냥 바꿀지도 모르겠다..20%나 차이난다면..)

2. 얇다
- 최근에 4장 줄어들면서 나온 L사이즈 60매짜리는 기존보다 더 얇아졌다.  이렇게 얇은 종이 기저귀는 군기저귀 말고는 없는 것 같다.  두꺼워도 크게 불편할거 같지는 않은데 잘 뭉치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좋다.  하지만, 가격이 싸진다면야 버릴 수 있는 점이다.  심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도 않고.

3. 쉬하면 파랑불이 켜진다.
- 의외로 참 편리하다.  특히 쌩초보일때는 만져보고 갈아줄 생각도 잘 못하고 열어보고 싼듯하면 갈아줘야 하고 열어보고 다시 묶기도 귀찮고 한데 대충 작은 파랑불이 들어오면 한번 쌌나보다 하고 큰 파랑불이 들어오면 갈아주면 되니.  하지만 역시 크리티컬 한 것은 아니다.  가격이 싸진다면 버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왜 우리나라 기저귀는 이렇게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일부 저렴한 모델 중에는 그림으로 표시가 되는 것도 있는데....왜 하기스 골드는 안 만드는 것일까?

요런 이유로 나는 군 기저귀를 쓴다.  좋은데 비해 가격이 싸다는 것이지 사실 가격이 싸다는 것은 큰 메릿은 아닌거 같다.  하지만 비싸도 좋다고 해서 쓰는 것보다 살짝 내가 된장엄마가 아닌 알뜰한 엄마라는 합리화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닐지.


그리고 하기스와 토디앙을 쓰는 다른 사람들한테 들은 얘기도 같이 적어본다.

"처음부터 하기스를 썼고, 그냥 우리아기한테 잘 맞는거 같아서..."
- 사실 이 친구는 블로그도 하지 않고 메신저도 쓰지 않는다.  아기가 태어나고 육아 카페와 지마켓은 하는거 같지만 군기저귀 찾아서 쓰긴 왠지 귀찮아 보인다.  그리고 애기가 기저귀 발진한번 일으키지 않고 사용하니 괜찮을거 같다. 정말로.  또한...아마도 정말 설마 일산이 더 싸겠어?라고도 생각하지 않을까? ^^  한두장 바꿔 써본 군기저귀를 보고 좋긴 좋다고 했다.   이런 귀차니즘에서 시작된 국산품 애용엄마를 위해서라도 기저귀는 생필품으로 구분되고 세금도 낮아지면 좋겠다.

"병원에 온 다른 애기가 했는데 황토가 들어있어서 좋을 것 같아서... "
-  이 친구는 소아과 의사이다.  육아용품들을 종종 병원에 온 환자들한테 배우는 것 같았다.  토디앙도 좋은 것 같다.  뻑뻑함만 어떻게 개선하면 정말 좋은 기저귀가 될 것 같다.  승빈이를 데리고 놀러갔었는데 군기저귀도 좋다고 얘기해줬더니...둘째 낳고 가보니 얇고 보드라워서 좋다고 군기저귀를 쓰고 있었다.  아가를 돌봐주고 계시던 친구의 어머니도 이 기저귀 참 좋으니 너도 써보라고 극찬을 하셨다.

"기저귀를 말아 버릴 때 그 밴드 떙기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 듣던 중 최고다.  예준이네 아빠다.  아빠가 기저귀를 많이 갈아주니 아빠의 이런 의사를 존중해서 그냥 계속 하기스를 쓴다고 한다.  나라도 아빠가 저런 이유로 하기스를 쓰겠다면 10팩이고 20팩이고..계속 하기스만 사겠다.  사실 하기스의 밴드 땡기는 느낌은 상당히 괜찮다.  처음에는 스모선수의 띠 같다고 혼자 생각했었더랬다.


그 밖에 흡수력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요즘 종이 기저귀들 다 좋은 것 같다.  하기스도 좋고 무늬망도 좋고 군도 좋고 토디당도 좋고 다 좋다.  그리고 그림도 다 예쁘다.  실제로는 기저귀만 차고 돌아다닐 일이 별로 없어서 크게 영향은 없는것 같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왠지 예쁜게 더 좋아 보이기는 한다. 

 
그래서? 결론은
- 우리나라 기저귀도 물론 싸져야 한다.  싸지는거 좋다.  게다가 저렇게 부동산세 등의 상위 소득층에 대한 감면 혜택에 비하면 반드시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군기저귀 쓰던 사람들이 다 국산 기저귀를 사용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뭐 그냥 나의 생각.


회사 식당밥 먹고 스타벅스 가서 커피 마시는 것도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무슨 입이 고급이라고 자꾸만 그렇게 하게 되는데...국산 기저귀도 좀더 좋아져서 내가 하기스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 내가 토디앙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그런 글들도 좀 쓸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