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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창고

대나무와 함께 느끼는 가을 - 담양을 찾아서 ...

by 알센 2008. 11. 9.
갈길이 먼 아빠님은 거긴 가봐야 죽공예품만 잔뜩 팔텐데 머하러 가냐고 했지만, 담양에 와서 대나무를 안보고 가면 안된다는 사회과목 공부하는 마음으로 찾은 죽녹원.  최고였다.  해외여행 중독자인 남편이 여기를 보면서 한국에도 멋진데도 많고 안 가본데도 많은데 승빈이 좀 클 때까지는 국내만 여행 다녀도 시간이 부족하겠다는 말을 새삼스레 꺼냈다.  그만큼 멋졌다.  왠지 이국적인 - 중국 ^^ - 느낌도 들었다.  중국 갔다왔다고 뻥칠까? 싶기도 했다.  - 그리고 아빠님은 여러차례의 담양 여행도 하셨고 떡갈비도 많이 드셔봤다고 하셧는데, 죽녹원은 처음 방문하는 것이었다. 아~ 놀라워라.

죽녹원의 입구다.  입장료는 천원.  주차장쪽에서 위를 보면 그것도 꽤 멋진데 어째 사진으로는 잘 안담아져서 생략.  입구에서 이모랑 한컷 찍었다.  유모차를 가지고 온 사람들도 좀 있는 것으로 봐서..유모차로 다니기도 괜찮은가보다. - 아닐 수도 있다.  어른이 5명이나 있고 유모차가 없어서 사실 생각 안해봣다.  승빈이는 완전 땡잡았다.  오르막이고 계단도 - 분명 있다, 유모차 이야기는 취소..... - 있다는 이유로 이모한테로 엄마, 아빠한테로 할아버지 한테로 계속 안겨 다녔다.  이 녀석 정말 신나했다.  대나무 구경도 좋아하고 또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도 신나하는 것 같았다.

어차피 중국과 비슷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팬더가 대나무 잎파리를 주식으로 사는 동물인 것인지 아가들 사진찍기 좋게 팬더상들이 많았다.  하지만, 다크서클 진한 팬더를 꼬맹이가 완전 싫어라 했다.  달래도 보고 귀여운 팬더잖아 주입도 시켜 보지만 소용 없었다.  막 울어제꼈다.  산책로 시작에 있는 소도 무서워 하는 것 같더니 나올 때는 소는 괜찮아졌는데 마지막에 다시 사진하나 찍으려 해봐도 팬더는 정말 싫어했다.  쿵푸 팬더를 보기 전까지는 계속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라고 해야하나?  정자라고 하기엔 꽤 큰...뭐 이런 곳이 있다.  앞뒤로 아래와 같은 전망이 펼쳐진다. 

대나무숲과 그 앞에 공연장.  나올 무렵에 왠 여가수가 통키타를 치면서 무슨 노래였더라 잘 알고 있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노래 참 잘하더라..싶었다.  난생처음 이렇게 많은 대나무를 보는 우리 가족은 모두 정말 신났다. 

요 앞에 보이는 것은 관방 제림 - 아마도 맞을 것이다 - 300년 전쯤인가 태풍과 홍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심은 나무들이라고 했는데 내려가서 보진 못했다.  오늘은 못 본 곳이 정말 많다.  오호..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이렇게 위에서 보았다.  단풍이 들어서 보기 참 좋았다.  복개공사를 한 것도 아닌데 청계천보다 더 좋은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아까 본 그 공연장 뒤에 대나무 숲 앞에서 사진 한장.  그렇지만 사진속에 예쁘게 담기는 쉽지 않았다.

그 공연장 뒤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야트막한 등산로가 펼쳐진다. - 그냥 산책로일지도 모르겠는데 경사가 살짝 오르막이고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긴 길이라 등산로라 쓴다. - 시간이 넘 오래걸릴듯 하여 우리는 입구만 들어갔다 나오려고 했는데 조금 가다 보면 또 돌아나오는 길도 죽마고우길이란 예쁜 이름으로 있다.  세심한 배려가 되어 있는 이곳은..음..관광지인가..원래 있는 대나무숲인가..그 유래에 대해선 좀 더 찾아봐야겠다.

이런 사진찍는 포인트도 있다.  아주 예쁘다.  요 근처로 해서 대나무에 대한 설명이 있는 표지판이 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식물이었다는 것, 베트남 전쟁의 고엽제 살포에서도 살아남았다는 설명과 함께 그 강인한 생명력을 알려준다. - 역시 오늘 처음으로 안 사실이다 ^^ - 또한 다 자라는데 15-20일 밖에 안 걸리고 하루에 1m씩도 자란다고 한다.  보고 있으면 그냥 쑥쑥 자라는게 눈으로 보일 것 만 같다.  키워보고 싶다.  또 이산화탄소를 엄청 먹고 산소를 엄청 뿜어내는 작용도한다고 하고...그런 등등 대나무는 완전 좋다....라는 설명들이 써 있다.  그 글을 읽고 남편은 그 동안 대통밥집의 대나무들이 아까워 보였는데 이제 안아깝다고 했더랬다.

아빠, 이거 우리 집에 갖구가자.  알았어. 아빠가 손으로 팡팡 쳐서 뽑아 줄께.  신나는 부자. 

그리고 이곳은 영화 알 포인트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 알 포인트는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귀신영화라고 남편이 설명해줬다.  베트남에도 대나무가 많은 모양이다.

담양.  죽부인이나 죽돗자리 등은 못봤지만, 사실 그런것들만 있는 줄 알고 그동안 굳이 안 찾았을지도 모른다.  이 우창한 대나무숲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전주 촌놈인 우리가족들한테 (승빈이랑 아빠는 서울 촌놈) 참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쇄원은 20km나 떨어져서 못 봤고, 관방 제림도 내려가서 보지 못했고 대통밥도 못먹어봤고 추월산도 못가봤고 그 옆에 붙어있는 순창 고추장 마을도 못 보고 메타세콰이어길도 못 걸어봣고 강천사도 못가봐서, 다음에 다시 오리라..다짐하며 돌아왔다.  갑자기 담양 팬이 될 것 같다.  안 가본 사람들은 한 번 꼭 가봐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