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승빈이 창고

친구가 좋아

by 알센 2008. 10. 26.
자전거를 핑계로 말로만 한번 놀러간다고 간다고 하던 상암에 쿠리님 집에 놀러갔다.

비가 오는데 자전거 보러 올거냐고 전화도 왔지만 처음부터 나의 목적은 자전거가 아니었는듯.
리씨쿵씨가 다음날 출근을 해야한다고 해서 살짝 미안하긴 했지만.

멋진 장난감도 그득하고, 정리도 잘 되어 있는 산책할 곳도 많은..그리고 무엇보다 2문장을 이어서 말도 할 줄 아는 소윤이도 있는 거기...에 꼭 가보고 싶었던 것이다.

앉아서 애들과 같이 장난감과 책 어지르기를 하면서 놀다보니 시간은 흘러 흘러 저녁 먹을 때가 되고 애들 데리고 음식점 가서 먹기 어렵다는 쥔장들의 배려로 집에서 맛있는 보쌈을 시켜 먹었다.

승빈이는 집에서 타는 미끄럼틀을 처음 보는데, 처음에는 좀 무서워했지만 소윤이 아빠 말대로 눕혀서 태우니 완전 신나라 하는 것이었다.  혼자서 계단 4개인가는 못 올라가고 그래도 2-3개는 한참 있으니 혼자 올라가보고 있더라만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는 것을 더 좋아하고 있었다.

스텝2 같은게 아니면 그다지 비싸지 않다고 해서 하나 사주기로 했다.

센스 넘치는 소윤이 엄마는 애들을 방에 앉혀 두고 아이챌린지를 틀어주었고, 어른 네명은 맛있게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소윤이 보기에 승빈이가 경쟁상대가 되지 않았는지 잘 데리고 놀았다.  방에 구경가보니 멀뚱하게 화면만 보고 있는 승빈이한테 소윤이는 계속 이야기를 해 주고 있었다. "아이채~ 아이채~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혹시나 소윤이는 승빈이의 말을 알아들을 까 해서 승빈이가 뭐라구 했어? 했더니
"아~~~~~~~~~~~~~~~" 했단다.  이녀석. 벌써 어른의 귀를 가지고 있구나!!

소윤이가 따라주는 커피도 맛있게 받아먹고, (상상속의 커피다)  갖다주는 맥주도 자알~ 먹고
쿠리님네 한테는 조금 귀찮은 손님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은 아주 편하고 즐거운 몇시간을 보내구 왔다.

둘이 잘 놀까 걱정했었는데 처음 봤을 때는 조금 경계 하는것 같았는데 승빈이가 소윤이 약간 쫓아 다니면서 잘 노는 것을 보니..역시 또래 친구가 좋다 싶었다.  아, 소윤이 엄마 말로는 사실 비슷한 애들끼리는 좀 싸운다고 한다.  8개월 차이면 돌쟁이의 세계에선 엄청난 인생 선배니까.

하도 빨빨거리고 다녀서 제대로 된 두녀석 사진은 하나도 건질 수 없다는게 좀 아쉬었다.

쿠리님의 주변에 좋은 장난감, 책 많이 준다는 엄마..나도 친구하고 싶다.

아, 그리고 소윤이 스티커를 떼어와서 아빠한테 붙여주는 것을 보니 승빈이도 슬슬 스티커 놀이를 사줘도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제일 이상했던 것은 승빈이가 그집에서 어떤 권력의 서열을 느낀 것인지 지네 아빠보다도 소윤이네 아빠를 더 따르고 좋아하더라는 -_-;;;; 아주 이상한....

결국 방문의 동기를 부여한 자전거는 시간이 늦어 애기 재워야겠기에 나오면서 흘깃 보고 "정말 좋네요" 하고 말았고, 승빈이 아빠는 맥을 제일 부러워했다는 참으로 젯밥에만 관심이 있던 방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