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뚜벅이 4일째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여 기름 한 방울 안나오는 대한민국에서(칼텍스 선전은 이제는 석유 수출국이라고 하던데) 알뜰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니고, 이사를 가는 바람에 막히는 마장램프 내부순환을 탈 수도 없고 10km에서 25km로 늘어난 출근 거리를 감당할 수도 없고 해서 뚜벅이로 변신을 한지 오늘로서 4일째이다.  지하철 타는 시간만 33분이라고 핸드폰은 안내하고 있는데 대체 왜 역 안에는 35분이라고 나오는 것이냐. 우씨.  어쨌거나 장/단점이 있으니......

장점
1. 싸다
- 기름값이 적어도 10만원은 넘을 것이고 주차비도 5만원씩 냈어야 하니 한달에 15~20만원은 들던 교통비가 하루 2200원 * 25 = 5만5천원! (나 계산 제대로 한거 맞나? 왜케 싸??)  이렇게 한달에 10만원이 덜 들게 되었다.

2. 5호선은 한산하다
- 출근길에는 재수가 좋으면 앉기도 하고 아니면 서기도 하지만, 서서도 신문 볼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는 않다.  매일 아침의 딜레마는 그냥 문옆에 기대서 책이나 보믄서 갈 것인가 아니면 조만간 내릴 것처럼 보이는 사람 앞에 앉아있다가 잽싸게 자리에 앉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셜록 홈즈라면 아마도 자리에 앉은 사람이 어느역에서 내릴지 알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쩝...매번 틀리는지라... 사실 대부분 여의도와 여의나루와 신길, 세 역에서 내린다.  어쨌거나 퇴근길에는 항상 앉아서 올 수 있다. 

3. 운동이 된다
- 매일 엘리베이터 /차/엘리베이터/차를 왔다갔다 하다가 500미터씩 양쪽으로니 하루에 2키로쯤을 걷고 와중에 계단도 섞여 있고 하니, 뱃살이 살짝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돈들여서 운동은 안하기로 했다.  시간마저도 더 생기면 정신건강을 위한 요가정도는 고민해볼만 하지만

4. 책을 읽을 수 있다.
- 2번과 살짝 겹쳐지는 이야기지만, 어쨌거나 운전할때는 라디오 들으면서 열심히 운전만 해야하지만, 그동안 완전히 등한시 하면서 가끔 의무감에 읽었던 책이 지루할 때 좋은 친구로서 다가오게 되었다.  대략 보니 이틀에 한권은 읽을 수 있는 듯.  일주일에 1~2권은 무리없이 읽지 않을까?  이제 나는 다독알센으로 다시 태어나리~~

단점
1. 5호선은 너무 깊다
- 지하 5층. 게다가 마장역 2번 출구에는 에스컬레이터도 없다. 이런 XX.  운동이 되는 것은 괜찮지만, 급할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별로다.  집이 23층이다보니 엘리베이터도 최악의 경우 방금 22층에서 내려갔다가 올라온 것을 타고 내려가려면 5분은 족히 걸리고도 남는 것 같고, 500미터라는 마장역까지의 길도 꼬불꼬불한데.....거기서부터 다시 5층을 달려 내려가야 하고, 양평 역 내려서도 5층을 올라와서 - 여긴 다행이 2번은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 거기서부터 500미터를 걸어와서 5층까지 오는 밀리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서 타야 하는 것이다.  지하철은 19정거장 33분인데 이런 깊이..높이로 인해서 시간은 딱 1시간..혹은 2-3분 안쪽.  깊은 것 자체가 사실 단점이 되는게 아니고 그로인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가 단점인거다 . 

2. 반대방향으로 가는 수도 있다.
- 양방향이 너무 똑같이 생겼다. 게다가 출근할때 상일동을 타야 하는지 퇴근할 때 상일동을 타야 하는지 행선지가 회사, 집이라고 써있지 않는 한 헷갈린다.  특히 정신없을 때는 더하다.  오늘 아침 8시 30분 회의에 늦지 않기 위헤 7시 20분에 출발해서 아니 이런 이른 시간에 메트로가 떨어졌어? 라고 살짝 욕해주면서 FOCUS 들고 어느쪽이더라..하믄서 내려가서 자리잡고 유유히 신문 하나 다 보고 살짝 졸다가 보니 "강동역"....내가 가는 길에 이런 역이 있었던가.......문앞에 노선을 보니 7정거장이나 반대방향으로 ㅠ.ㅠ 게다가 시간은 한창 사람이 많을 8시가 다 되어가더라는 ㅠ.ㅠ 어흑흑.  강동역 내려서 건너와 반대방향으로 다시 타고 회사에 도착하니 딱 9시다.  쩝 덕분에 옆사람한테 일 잘 시켜먹었다.

또 무슨 단점이???

오아,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산술적으로 보면 장점은 4가지요 단점은 2가지다.   훨씬 더 좋아진거구낭~~~~~~  역시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