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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창고

컵스카웃

by 알센 2019. 9. 6.

막 컵스카웃 리크루팅나잇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오늘은 스카웃에 대해서 몇마디 해볼까한다. 

 

미국생활에 대해서 말할때 제일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중에 하나인데, 여러가지로 놀라웠다.  모든 일이 한국과 경험을 비교하기가 어려운 것이 내가 가진 경험은 30여년전의 경험이고, 현재세대의 스카웃 활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니...그저 보고 듣고 느낀 대로.  그리고 동생이 보이스카웃에 들어서 강원도에서 열린 잼보리 갔던 것 말고는 한국의 스카웃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다.   아람단의 생활을 떠올리며.... 정도? 

 

미국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소셜, 스몰톡 등등)

대자연을 누리고 싶다. 

애들한테 좋은 활동을 하고 싶다. 

 

ESL 수업 시간에 사람들이 하고싶은 것을 말하라니 저렇게 세가지로 요약이 되었던 것 같은데 

그 세가지 목적을 한번에 이룰 수 있는 곳이 컵스카웃이라고 강추해줬다.  - 강사분도 끄덕끄덕 

 

여기 스카웃 조직은 학교와는 큰 관련은 없다.  아무래도 동네중심으로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은 학교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학교 강당(다용도실?MPR(Multi Purpose Room)이라 불리는)에서 모임도 갖기가 쉽고 하니.  하지만 학교는 이 활동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권한도 없다.  Scout = Leadership 으로 인식되니까, 선생님들도 장려하기는 한다.    그럼 작은 그룹(학년별-랭크별), 큰 그룹(Pack이나 Troop 이라 불리는 전학년을 다합한 조직)의 리더는 모두 부모 발룬티어가 하게 된다.   리더들은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되어야 하는 일이지만, 다들 자기 아이들을 포함한 다음세대 리더를 만드는데 기꺼이 시간들을 할애하는 느낌이다.   부모 발룬티어가 익숙하지 않은 아시안 부모들의 증가로 가입회원 수의 증가에 비해 리더 수의 증가세가 조금 더뎌서 아쉬움이 있지만, 머리 다 굳어서 이민온 어른들은 적응에 시간이 많이 걸리니 시간이 가면서 나아질 것으로...... 이해해달라 얘기해뒀다.   우리는 학교에서 다 알아서 하는데? 하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미국 리더 엄마 완전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문화의 다양성이란 이런 데서도 느낄 수 있다.    

 

가입동기들은 다양하다.  승빈이가 시작할때에는 보이들만 받았어서, 한무리의 초딩 보이들을 보면.......헐...내 아이만 덜렁거리고 호기심 넘치고 장난꾸러기인줄 알았더니 세상에 보이들은 다 그런느낌이라 크게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원래 동기는 그냥 활동 취지가 좋아보여서였는데..가입하고 나니 그런 뜻밖의 장점도 있더라...라는. 

 

다양한 삶의 유용한 기술들을 가르쳐준다.  매듭 묶는법, 안전하게 등산하는 법, 텐트치는 법, 자기관리 운동하는 법, 집안일 도와주기도 숙제 중에 있고, 집에 전기 끊는 곳, 가스 끊는 곳은 어디인지 체크하는 것도 숙제로 낸다.  한번 해본다고 "숙지"하기는 어렵겠지만, 안해본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달에 한번 가는 하이킹.  우리는 평소에 운동을 안하는 가족이라 첫번째 두번째 해에는 아주 열심히 참여했다.  지금도 어지간하면 가려고 하고 있는지만 좀 나태해지긴 했다.  덕분에 동네 근교의 많은 하이킹할 곳을 알게 되었다.  특히 어린아이들 데리고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곳들로.   이삼년에 한번씩은 밤 하이킹을 하기도 하는데, 올빼미에 대해서 배워볼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었다.  Pallet이라는 쥐잡아 먹고 소화되지 않아서 뱉어놓은 털뭉치 속에서 쥐들의 두개골을 발견하고는 심봤다!!를 외치는 아이들이란.

 

텐트 치고 자는 야영...외에도 다른 1박2일 여행을 가기도 하는데, USS Hornet 퇴역한 항공모함을 박물관으로 바꿔놓은데서 옛날에 군인들이 자던 Cot에서 하룻밤을 보내보면서 2차대전에 대해서 듣고 배워봤던 일도 있었고, 산타크루즈 보드웍(놀이동산) 아케이드를 통째로 전세내고 놀고 먹고 자는 것도 애들이 너무 좋아했던 일이었고, 수족관에서 물고기들 옆에 침낭 펼치고 잤던 것도 잊기 어려운 컵스카웃의 추억들이었다.   

 

 

사람들이 묻는다. 

- 그거 시간 커밋을 엄청 해야한다던데...... 

- 한달에 몇번 모이나요?  미팅들 다 꼭 가야 하는 건가요? 

 

 

커밋해야 하는 시간은 없다. 

학년미팅/전체미팅/하이킹(또는 캠핑) 모두 한달에 한번이지만, 강제성은 전혀 없다. 

 

이왕하는거, 참여횟수가 높아질 수록 보고 느끼고 친해지고 재미있어지고가 지수로 증가한다.  

가족이 다 같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활동이니 일석오조쯤 되는...... 처음에는 서먹하고 낯설고 뭘 해야 하는 것니 잘 모르겠어도 - 이게....사람들이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친절히 미주알고주알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 한명 붙잡고 물어보면 아주 친절하다... 내가 물어봐야만 대답해준다.  왜냐면 나는 모른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니까.  - 꿋꿋이 일이년만 버텨보길 강추한다. 

 

유혹도 자극도 넘치는 세상에, 부모가 쳐다보면서 비교적 건전하게 에너지 소비하고 친구들과 뭔가 같이할 수 있는 틴에이져로 키우기 위해서, 투자하는 셈 치고...해보자.  중학생이 되면 그때부턴 애들끼리 알아서 한다.  그 이야기는 또 다음 편에. 

 

두서 없는 생각들을 나름 정리해보려.....생각보다 훨씬 오래걸린 글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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