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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창고

평화로운 밤

by 알센 2016. 11. 11.

작은아이는 꿀바른 식빵을 하나 더 먹고 양치하고 혼자 가서 자고... 

큰 아이는 살짝 늦어가는 시간이지만 꽤 괜찮은 책을 - 좀비 따위가 나오는 만화책이 아닌 - 옆에서 읽고 있고 

나는 차 한잔을 마시며...설겆이 해줄 우렁이 남편은 언제 오나.......생각하며 블로그 따위나 하고 있다. 


정말 평화로운 밤이다. 


남편이 없으니 애들도 우리 침대에 같이 자고 있고 재우고 나서 

남편이 없으니.... 설겆이도 내가 해야 하고...

남편이 없으니.... 그 좋아하는 드라마도 시큰둥 하고.... 

남편이 없으니.... 너무 심심해서 안하던 청소나 정리정돈도 하게 되고... 


이거 은근...가속력은 아직 안 붙지만 중독성 있다. 


옷장정리를 대충 했고.  - 쓰레기통을 간 옷이 한더미... 기부?? 할만하다 싶은 옷이 한더미..

팬트리정리 - 유통기한 지난 음식들 버리기 - 

이불빨래 - 다들 보면 남편이 출장가면 이불빨래나 대청소들 하더라. ㅋㅋㅋ

창고정리 - 할로윈 꺼리들을 집어넣고 트리 꺼리들을 꺼내느라..이 커다란 트리는 어디다 어떻게 보관하면 좋지...상자를 일단 남겨둬야 하겠지..??


남편과 같이 도착할 후배네 가족을 생각하면 조금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나는 뭐든......나보다 남한테 도움이 되는 것을 더 열심히 했던 경향이;;;; 

-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이를테면 내숙제는 안해도 남의 숙제는 도와주고...뭐 이런식의 것들이다. 디게 이타주의적으로 사는 그런 사람은 아니고. 


남아있는 것은 문구류로 구분되는 창고와....애들방....아 손대고 싶지 않은 애들방이지만... 

내일 고맙게도 하루종일 애들을 데리고 놀아주겠다는 집도 있고.... 

후배네 가족들이 삼박을 할 곳이니까.... @.@  열심히 해봐야지... 



아 그러다 보니...요즘 남편도 없이 현모양처모드다. 

아줌마들 소셜도 없이... 애들 기사 및 비서 하고....반찬들도 제법 해주고... 

- 남편과 식성이 매우 비슷한 큰아들은 같은 반찬을 이틀 후에 줘도..맨날 같은거냐고 투덜거린다....  아.....의욕 상실... 




어쨌든 오늘은 피아노도 옮기고 그 자리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동생한테 밀린 곗돈을 입금하는 일은 단지 오분일뿐인데.... 구멍나가는 통장잔고가 보기 싫고...... 최게이트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로 망해가는 펀드들과 올라가는 환율이 모두 보기 싫어서 사실은 로긴도 안하는거야.........라고 말해줘야겠다.  아..진실을 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었구나. 




6.5ft의 트리와 블루투스도 안되는 보스 스피커...그리고 맨날 같은 것만 나오고 있는 판도라 키즈 크리스마스 채널 덕분에 평화로운 행복감이 더해져간다.  물론 하루죙일 날 힘들게 했던 사랑스러운 아들의 하루 마무리 책장 넘기는 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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