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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열꽃과 함께 하는 주말

by 알센 2010. 7. 18.
원래는 지금쯤 을왕리나 왕산해수욕장에서 샌드캐슬놀이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승빈이의 열꽃감기와 장마로 인해..계획을 취소하고 집에서 딩구리 놀이를 하고 있다.

4살짜리 에너자이저 자체인 아이를 데리고 이틀동안 집에서 놀려니 - 뭐 집앞 놀이터라도 이젠 나가봐도 괜찮겠지만 게으른 부모 - 힘들다.
이것저것 한번씩 다 뒤집어 엎어 놓고 안건드리는게 없다.
아빠 물어서 혼나고 몇가지 가볍게 던졌다가 혼나고....레고블럭 위로 나무컵을 던졌다가 엄마한테 쫓겨날뻔도 했다.

동화책도 읽어주고 하는 근사한 주말을 보내고 싶었지만
현실은......반은 수퍼와이와 함께 하고 반은 엄마의 레고와 함께 하는 주말이었다.
책꽂이 위에 올려놓고 1년을 꺼내달라고 졸랐지만 꺼내주지 않았던 디자이너 셋 - 좀 복잡한 시리즈인 모양이다. -
크랩, 해마, 참새, 카멜레온, 잠자리, 물고기, 뱀, 거북이를 계속 만들었다 분해했다 해줘야 하는 힘든 부모.
게다가 이제 눈이 높아져버려서 어른 레고는 만들수 있는게 많다는 것을 알아버려서 지꺼 듀플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승빈이가 뭐 만드는데 기여한 것은 딱 3번 정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장난감을 줘야 한다고 육아서는 말하고 있지만, 늘 이런식이다.
엄마 아빠 핸드폰이 장난감 핸드폰보다 훨씬 재미있고 형아들용 레고블럭이 아이용보다 더 재미있고 정작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음에도..뽀로로 컴퓨터보다 아빠 컴퓨터의 메모장에서 타이핑 하는 것을 훨씬 좋아 한다.

승빈이랑 놀아주느라 힘들다고 했더니 엄마 어디 아프냐고 한다.
뭐 이까짓게힘들겠냐..할머니는 맨날도 놀아주는 것을......


점심은 간만에 김치볶음밥을 했다.
베이컨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베이컨을 넣고 김치볶음밥을 하면 쉽고 맛있게 된다는 것조차 아예 까맣게 잊었다.  정말 오랜만에 ......볶음밥을 한 것 같다.
짜고 맛없었다. -_-;
느타리버섯 무침은 나름 맛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마늘과 파가 좀 많았는지
버섯이라면 열광하는 아들이 "버섯, 맛없어" 라고했다. ㅠ.ㅠ

흑....나 인제 밥 안해.. ㅠ.ㅠ

남은 몇시간은 엉망인 집을 좀 추스리고 나면 그냥 가버리겠다.아직 점심도 안먹었는데...
그나저나 금요일 새벽부터 피어난 열꽃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이젠 열도 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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