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동사니 창고

스마트 약국 - 직업병

by 알센 2010. 2. 26.
사업아이디어로라도 내야하나 고민스러웠다.  
10평이나 됨직한 작은 약국에서 두줄로 된 의자에(의자가 두줄이나 있는것도 신기했다) 예닐곱명의 어르신들이 조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약국으로 갈까 하다가 영수증을 지난거까지 다 받으려고 그냥 기다렸다. 
하필 날이라도 잡으셨는지 2주 동안 3번 왔는데 오늘처럼 사람이 많은 날은 처음이었다. 


어르신(오늘 약국에서 배운 단어인데 괜찮은듯.)들은 만성 지병들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인것 같다.  그래서 한달치, 몇주치 이렇게 약을 받아가시고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병원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형편이 어려워보이는 분들이 많으셨다.  조제를 하면서 약값 얼마냐고 가진 돈보다 적으면 그냥 가려고 한다고 했다.  그분은 한달치 만원...  괜시리 마음이 쨘했다. 

한편..그곳에는 약사 가운을 입은 사람이 2명, 안입고 알바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1명 있었는데 
계속해서 2줄의 의자를 꽉채우고 유지되는 환자손님들로 인해 손이 잠시도 쉴틈이 없었다. 
약국은 한가하리라 생각했던 부러운 마음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뭐 돈은 참 많이도 벌겠구나..싶기도 했지만. 

2장의 처방전에 도장을 찍는거부터 시작해서 돈 받는 일과 조제되어 나온 약을 나눠주는 일을 한 약사가 하고 가끔 약사는서로 위치를 교대하고 안쪽에서는 플라스틱 5개쯤 붙어있는...5회분 약을 한번에 넣게 해주는 그런데에 - 한달치 - 알약 떨어뜨리는 소리가 끝없이 나고 있었다. 
찰리채플린의 모던타임즈인가 시티라이프의 스패너 돌리는 장면이 생각나는 작은 공장 같아 보였다. 

컨베이어벨트대신 사람이 끝없이 움직이고 정해져서 나오는 부품대신 사람이 여기저기서 약병을 빼와야 하고. 
알바생은 그렇다 쳐도 약사는 고급인력이 저기서 뭐하는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물론 처방전 받고 조제를 한다고 하지만, 복약지도나 환자의 알러지 여부 등등도 물어보고 좀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 뭐 전혀 할틈도 없어 보였지만. 

이것이 직업병인지 파마시 오토메이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꽤 구체적으로 이미지도 상상되었다.
약들이 주욱 들어있는 빈 아래로 컨베이어벨트가 지나가고 처방전의 바코드에 따라 해당 약이 한알씩 똑똑 떨어지고 마지막에 이름찍힌 약봉다리에 척 담겨져 나오면 끝날 것 같은.....

왠지 재고관리도 g달아서 하면 손쉽게 되 것 같고 사람보다 오류율도 낮아질 것 같고 
약사들은 우아하게 포장까지 끝난 약을 들고나와서 보다 많은 시간을 약의 효능과 주의사항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 보다 가치있는 일 아닌가?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업........누가 안하나?  끝없이 들어가는 인건비에 비하면 초기투자비도 별로 안들거 같은데 - 이익될 것도 없어서 하려는 사업자가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뭐 그런 생각들을 하노라니,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하지 않았고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하우스에 나온 내용과 비교를 해보기도 하고 그랬다.  시간죽이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


'잡동사니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분회사?  (3) 2010.03.02
그림일기도 아니고..블로그가 밀리다니. ㅠ.ㅠ  (0) 2010.03.02
리콜하는 방법도 좀 알려줬으면...  (0) 2010.02.25
급성 부비동염  (4) 2010.02.16
별명  (0) 201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