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창고/내 책꽂이

서른이 넘어서 하는 고민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풀이집

by 알센 2008. 12. 24.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8점
김혜남 지음/갤리온
참 좋다. 정말 좋다. 특히 끝장을 읽을 때보다 첫장을 읽을 때가 아주 좋았다. 쿨한 사람은 심각한 나르시스트라는 점.  쿨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데서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감가는 이야기도 참 많았고 전문가는 아니어도 카운셀링을 해주기 좋아하는 - 카운셀링을 받는 사람은 여자인 경우에만 만족스러워하고, 남자들은 일단 잘 의뢰도 하지 않는다 ^^ - 내가 해주고 싶은 말들도 많이 들어 있었고 특히 책이 재미를 더하는 것은 영화나 소설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잘 인용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루하지가 않다. 그런데 어느 부분에서는 안 본 영화, 안 읽은 소설이 많이 인용되어서 그 부분은 살짝 지루하게 느껴졌다. 소설의 내용을 모르니 막 궁금해지고..찾아서 읽어줘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서른이 되어가면서 서른을 넘기면서 하는 다양한 주제들에 관해서 누구나 다 하고 있는 고민이니 너무 심하게 고민하면 병되니 적당히 고민하고 해결 방법의 방향성은 이러이러하다..라고 앞서 말했듯이 영화/소설까지 인용해가며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적절한 부분에 본인의 사례도 등장한다.  이렇게 훌륭한 정신과 의사지만 똑같이 고민하였고 힘들어하였음에 왠지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어서 책에 거리감이 덜 느껴진다.

그리고 타겟을 요즘의 서른살로 한정하고 있는 것도 덜 일반적이고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88만원 세대가 서른살이 넘어가면서 하는 고민, 88만원 세대와 386세대 사이에 낀 우리 세대들의 회사에서의 어정쩡한 위치와 가정과 회사에서의 두가지 역할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  사랑의 의미가 퇴색해 하고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데 대한 염려와 건전한 해결 방법도 제시해준다.  결혼이 갖는 의미와 출산과 육아가 갖는 의미 약간의 부모와 아이에 대한 관계까지 (그랬던가? 갑자기 다른 책과 좀 섞이는 것도 같고)

이렇게 이렇게 좋은데 별이 네개인 이유는, 금방 나한테 "그래, 결심했어!" 하면서 영향이 오진 않아서 ^^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서 ^^(역시 글 잘 쓰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  남들도 하는 생각을 이렇게 잘 적어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큰 소득은 심리학에서 자기합리화는 고민을 해결하는 아주 괜찮은 방법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쭈욱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내 기분을 풀고..그리고 다른 사람의 기분들도 풀어주고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http://arsene77.tistory.com2008-12-24T06:05:21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