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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카드와 택시, 절대로 가까워질 수 없는 둘 사이

by 알센 2008. 11. 10.
일요일 밤 전용차선제가 해제되는 줄을 몰라서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센트럴시티에 도착하였다.  현금이 얼마 없으니 택시 타려면 돈을 찾아야 한다는 남편의 의견을 귀찮아서 반박하며 요샌 다 카드 된다고 안되면 신고해야지...라고 당당히 말하며 기다란 택시 기다리는 줄에 합류하였다.

두대의 택시한테 거절을 당하고 세번째 택시에는 택시 위에 카드택시라고 붙어있어서 얼른 탔는데 아저씨가 막 화를 내는 것이다.  앞에부터 타야지 왜 뒤에 꺼 타냐고.  누가 바보인가? ㅡ,.ㅡ  카드 안된다는데 우짜나.....게다가 카드택시라고 스티커 한 장도 안 붙어있는데...  십여분을 궁시렁 거린다.  저 앞에 택시들 다 카드가 되는 거라는둥. 자기들은 서울시에서 시켜서 달고 있지만 개인택시는 그 전에 이미 다 있었다는둥.  안 써있는데 어떻게 아냐니까 카드기 볼줄 모르냐고 안에 보면 있는데 안된다고 하면 그거 신고하면 벌금이 60만원이라는둥... - 몰랐다.  다음에는 신고해야겠다.  하지만, 뒷문을 열고 보면 카드리더가 있는지 없는지 사실 일부러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안보인다.  - 그리고 최악은 현금 2,3만원은 가지고 다녀야지 현금 안 갖고 다니는 사람 보면 한심해 죽겠다는 소리였다.  불친절 센터에 신고해버릴까 하다가 집도 아는데...후환이 두려워서 참았다.  쩝......

11시쯤 남편이 택시를 잡으면 늘 그런식이라고 한다.  물론 2만원 이상 나오는 동네는 카드든 현금이든 거절하지 않는다.  만원 이하일때 젤 짱내는 것 같다.  대체 다른 서비스들은 서비스업체라고 친절해지기 바쁜데 이 택시라는 것은 왜 전혀 나아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트윈타워에서 마포 가자고 하면 내리라고 하는 택시기사랑 싸운 모 과장은 참 용감하다.  싸우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밤길에 칼맞을까 두려워 내가 싸우지는 못하고. -_-;  승차거부 안하는 좋은 택시라고 써 붙인 택시....이렇게 타면 한나절 잔소리다.  내가 왜 한심한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한심하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하고 비상금 7천원도 들어있고 - 비상금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가 - 또 어디든 가면 수수료만 내면 돈도 주는 현금지급기도 있는데 지갑에 늘 현금을 리필해 다녀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실 그런 소리 듣기 귀찮아서 그래도 건물 지하에 현금지급기가 있을때는 곧잘 찾아 다녔었는데 요새는 없으니 잘 안찾는다.  이건 무서워서보다 드러워서 피하는 것 같은 형국이다.

카드 기피하는 택시가...카드 택시가 처음 나온지가 언제인데 - 모른다. 그치만 내가 서울생활을 시작한 3년 전에도 콜택시는 어지간하면 카드택시가 되었었다. - 아직도 이렇게 심하게 기피를 하는 것이고 뭔가 개선 방안은 정말 없는것인지 모르겠다.  카드를 싫어하는 이유가 소득을 거짓으로 줄이기 위한 것과 카드 회사의 수수료 때문이라고 볼 때 전자는 양심의 문제이니 뭐 싫어도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수수료는 택시기사랑 손님이 반반 부담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손님이 없는 시각엔 그나마 덜 투덜거리는데 - 그래도 대부분 투덜거린다. - 현금 손님이 넘쳐나는 시간엔 완전 대 놓고 짜증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모범택시만큼의 서비스는 기대 안할테니...제발 수수료 낼 테니 투덜거리지좀 말라고....그리고 수수료를 더 받는 것...그것도 차라리 합법화 시켜줬으면 좋겠다.  승객으로서 최소한의 대접은 좀 받고 싶다. 

이런 것들...좀 안될까?
1. 카드리더기가 있는 택시는 '카드택시'라는 스티커라도 부착하도록 한다.
2. 카드 수수료는 정률로 승객이 부담한다. - 다소 억울하지만, 승차 거부를 당하거나 현금 안갖고다닌다고 되도 않은 야단을 맞는 것보다는 천배쯤 낫다.
3. 승차 거부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  - 승객 가려 태울거면 "빈차"라고는 켜지도 말아야 한다.  물론 취객도 태우기 싫겠지만, 어쩌겠는가 그 시간에 그 동네에 가면 취객이 주고 야근하는 사람이 주인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데..

4. 그리고 이런 것들을 어길시에는 적절한 법적 제제를 취할 수 있도록 신고 전화번호를 통일시킨다.

하긴, 누가 잘못했고 누가 잘했는지 제 3자 증인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또 어쩔 것인가......싶기도 하지만..알아서 좀 친절해지면 안되나?  택시를 자주 타는 편인데 딱 반반인 것 같다.  비록 카드를 내더라도 타면서 얘기도 하고 하면 그럴수도 있지요..하지만, 저희 먹고 살기 힘들긴 하답니다...하고 친절하게 넋두리를 하시는 분은 왠지 카드 내는 것이 굉장히 미안해지면서 다음에는 현금을 가지고 다니고 싶어지지만, 저렇게 투덜대는 아저씨를 보면...있는 현금도 안 내고 싶어진다는.......쩝...........  친절한 택시....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

대한상운 김기 아저씨!! 그러지 마세요. 이왕 태웠으면 기분 좋게 가셔야 할거 아니에요. 차라리 내릴 때 되어서 아무말 없이 카드 슥 내밀걸 그랬다는 생각이 드는거 아시죠?  승차거부보다 더 나쁜게 가는 내내 궁시렁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