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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A.D. : Annoying Day

by 알센 2008. 11. 6.
이름하여 짜증데이.
잊을만 하면 한번씩 찾아와주는 하루종일 짜증만 나는 바로 그날.

사실 소소한 짜증은 어제까지도 나고 있었고, 일이 그닥 많지 않아서 약간의 울적함 마저 있었는데...

오늘은 완전 폭발했다.  그래서 전화한 순서대로..승빈이 베스트, 아빠, 승빈이 아빠한테 돌아가며 짜증을..뒤쪽으로 갈수록 강도는 심해지고.

그럼 오늘 나의 짜증의 원인은 무엇이더냐.

1. 나흘째 칼퇴근 모드에(7시 이전) 집에는 꼬맹이가 없다.
- 가장 큰 원인이다. 사실 똑같은 이유로 어제까지 사흘째 살짝살짝 짜증이 나면서 애써, 나랑 회사가 궁합이 맞지 않아서 늘 이런식이라고 위안을 하고 저녁 먹을 사람을 찾고 저녁시간을 즐길 방법을 궁리했다.  그치만 나흘째..오늘은 5시반에 퇴근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니...캬하..... 안그래도 몇일 죽혀두어서 가뜩이나 숙성되고 있었는데 밀려오기까지 하는 짜증.

이미 며칠째 혼자 즐기고 짜증냈기 때문에 더 이상 혼자 즐길 시간은 필요 없음이었다.

대체 하필 엄마는 왜 이번주에 승빈이를 델구 내려가셨단 말이오........하지만 내 직업의 특성상 언제 칼퇴근할지 알수 없다.  별수 없었다.

- 아무개한테 젤루 짜증낸 이유였음


2. 전주에 가면서 감을 가지러 용인(혹은 성남)에 들러야 한다.
- 가급적 빨리 내려가고 싶으나 승빈이 아빠가 연일 12시가 다 되거나 넘어서 퇴근을 하는 바람에 아쉬운대로 집에와서 짐챙기고 심야우등을 타고 가야겠다 생각했으나, 어머님이 생각코 선물을 준비해두시는 바람에 차를 안가져가면 성남에라도 들러서 가라고 하셨다. 

올라올길을 생각하면 차를 안가져가는 것이 맞으나 하루에도 열두번씩 그냥 차를 갖구 금욜 밤에 가? 토욜 새벽 일찍 성남으로 가? 등등 생각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차 가지고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아빠한테도 버럭....짜증짜증을 냈다. 

어머님한테 전화해서 그냥 택배로 붙이시는게 좋겠따고 아빠가 그랬다고 해야겠다.


3. 무심한 남편
- 오늘 하루종일 전화를 안 받는다 - 그래봐야 오후에 한번 퇴근할때 한두번 했지만 보통은 안받으면 나중에 전화라도 오는데 어지간히 바쁜갑다 싶었는데......아까 그 내가 짜증낸 베스트가 아침에 알람이 계속 울리더니 그것이 형부가 놓고 간 전화였나보다고. -_-;
전화를 놓고 갔으면 놓고 갔다고 전화를 해줘야 할거 아냐!!!!!!!

그래서 잔뜩 열받아있는데 삭히지도 못한 상태에서 전화가 왔다.  오후 7시 반..전화를 놓고 갔다고 -_-;;;;
그러더니 요샌 왜케 일찍 퇴근을 하냐고...여기까지도 괜찮았다.
그런데 칼퇴근은 첨 본단다!!!!!!!!!!!!!!!!!!!!!!

이런 무심하기가 안그래도 옛날에는 점심/저녁/퇴근 세번씩 전화하던 남편이 퇴근시간에만 전화한다 싶었는데 내가 칼퇴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 첨 본다니!!!!! '왠 떡이야' 하면서 승빈이랑 놀아준 날도 열번이 넘겠구만!!!!!!!!!!!
아...이 무심함에 완전 짜증났다. 엄청 짜증냈다.

밥 먹으러 이제야 나간다는데 전화 끊고 나니 살짝 미안하기도 했지만, 지난 주말의 무심함으로 인한 짜증과 함께...요즘 남편 정말 무심해...란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이런 생각은 한가할때나 한다.  내가 바빠 죽겠을때는 안한다.   참으로 이기적이다.  -_-)

다시 음료수와 함께하는 마눌한테 전화하기 캠페인을 부활시켜야겠다.  휴직중에 전화도 안오니 매우 심심하니 전화해서 승빈이 안부도 묻고 하라고 시킨후로 복직한 후로 잊고 있었는데..뭐 나두 바쁘고 회의중일때도 많으니까.
그런데 다시 부활시켜야겠다.  음료수 마실 때 무조건 전화하기!!!!


4. 컴퓨터방 바닥에 발디딜틈도 없이 깔려있는 이불!
- 민지가 이불 개지 말라고 내일도 가서 잘꺼라고 할 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그냥 그게 아니잖어. 이불을 안 치우면 컴퓨터를 할 수가 없잖어!!!!!  짱나는 마음을 블로깅이라도 하면서 풀려고 했더니.  아 이 얄미운 내 피붙이여 ㅠ.ㅠ


5. !@#$$^#&%^*@$
- 난장판인 집안.  오자마자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컵라면이 아닌 짜파게티를 사 들고 온 것을 후회하며 물끓일 냄비를 닦고....음악을 크게 틀고..짜파게티를 끓이면서 블로그에 짜증을 풀고 나면 많이 나아질거야..위로를 하면서 역시 짜파게티 끓이는 실력은 녹지 않았어 감탄하면서....

그리고 짜파게티 먹으면서 소망하던 컴앞에 앉았다. - 이불은 나중에 기분 좋아지면 개기로 하고 그냥 방 밖으로만 내놓았다.

아...이제 좀 풀린듯 하니 설거지 하고 빨래 개고 - 승빈이 옷을 4일이나 밖에 널어두다니..쩝 - 빨래 널고 이불 개고 어머님한테 전화하고 승빈이한테 전화하고 컴터에 프로그램 설치하면서 또 블로깅이나 해야지.  에혀...승빈이도 없고.......
(사실 밖에서 짜증이 많이 나던 날도 집에 와서 승빈이 얼굴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헤벌쭉 웃고 머리속은 하얘지고 했던 것이지........)



PS : 쿠리님, 글의 길이를 보니 남편한테 젤 짜증이 많이 난 거 같아요. 그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