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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세미뮤지컬 - 그녀, 그를 낚다

by 알센 2008. 10. 1.
9/28, 결혼기념일 2부 행사로 저녁먹고 집에 가려다가 동생의 할인권으로 얼떨결에 극장으로 달려가서 보게 된 세미뮤지컬이었다.  말이 세미뮤지컬이지 사실은 연극, 꽁트?였다.  요런 대학로의 전형적인 자그마한 소극장은 처음이었다.  대학로에서 본 공연들도 여행스케치나 럼블피쉬 같은 나름 메이저급의 소극장(규모가 꽤 되는)에서 하는 것들 뿐이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불나면 큰일나겟다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다.

제목 그녀, 그를 낚다는 낚시다 그야말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가격도 싸고 민지가 보여준다고도 하고 해서 봤으니 다행이었지, 완전 로망스물을 기대하고 갔더라면 크게 실망할뻔 했다.  유머일번지의 동작그만의 연극 (세미뮤지컬 ㅡ,.ㅡ)버젼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장르는 코미디이다. 로맨스? 절대 아니다.

김민종을 닮은 주연 배우는 살 좀 쪄야겠다.  살이 좀 찌고, 조금 덜 웃기려고 하고 애드립 해놓고 애드립이라는 말만 안하면 좋겠더구만...너무 말라서 부담스럽고, 억지로 웃기려고/울리려고 노력하는거 조금 아쉽고 애드립에 즐거웠는데 "애드립 하니까 당황스럽지?" 이런 얘기 하는게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주연배우의 그런 억지가 없었다면 좀더 가볍게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입술이 새빨간 선지 입술 상병이 제일 웃긴다. 블루클럽에서 짤랐다는 짤막한 앞머리와 뽀얀 피부에 새빨간 입술의 외모도 귀여운데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투리와 억지가 전혀 없어 보이는 대사 대사가 더 웃긴다.  여자친구가 보러 온 것 같았다. 마지막회 공연이라 친구랑 보러 온거 같았다. 

스토리는 내무반에 깡패 출신 이등병이 하나 들어오면서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완전 엉망이 되고, 거기에 여군 소대장의 등장으로 모두들 설레여 하는데 여군 소대장은 이등병한테 한눈에 반해서 둘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면서 끝나는 것.  여군 소대장 진짜 이쁘다.  완전 이쁘다.  탤런트 뺨치게 이쁘다.  그리고 노래도 잘한다.  비록 한곡밖에 안부르지만.  

큰소리로 웃어주고 박수도 실컷 치고 소리도 질러줄 수 있는 짧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원래 이런 맛인 공연인 것 같았다.  뭐 다음에도 누가 할인권 갖다주면 또 보고 싶다.  할인권이 아니더라도 공연 시간이 다가오니 매우 할인해서 보여주더라고.  역시 마장동에 이사온 또 다른 혜택은 대학로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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