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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지하철에서 유실물 찾기!

by 알센 2008. 9. 8.

돌잔치 전날 여러모로 액땜을 많이 했다.
그 중에 하나는 대박 큰 사고가 될 뻔한 지하철 유실물 사건이다.
그것도 옷이나 가방쪼가리를 놓고 내린 것이 아니라 동영상 때문에 갖고 온 노트북을 자리 위에 짐칸에 올려놓고 내린 것이다. 
자리에 앉으면서 노트북을 올려 놓을때만 해도 입으로 노트북 노트북 하고 중얼거렸었는데
화장실 급하다고 내리면서 깨달은 것은 막 카드 찍고 나와서 계단 올라가면서.....

완전 머리속이 새하얘졌다.  이를 어쩌면 좋으나. 버스면 택시타고 쫓아가서 잡기나 하는데...

햐..지하철을 타다보니 이런 단점도 있구나, 게다가 지하철에서 물건 놓고 내려보기도 처음이고 - 사실 고속버스같은데선 놓고 내려서 다시 쫓아 올라가서 찾아온 적도 있지만
차라리 내가방을 놓고 내릴껄 아무것도 안들었고 노트북만 딸랑 들은 가방을 놓고 내리다니

일단 지하철 역사로 들어갔다.
방금 떠난 지하철에 노.트.북.을 놓고 내렸다고 하니
어느 방향에서 왔는지 몇번째 칸에 탔는지, 앉아있던 쪽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마천행인지 상일동 행인지를 물으셨고, 김포공항쪽에서 왔고, 끝에서 2-3번째 앉아있었고 내릴떄 바로 문옆이라서 오른쪽이었었고, 마천행-잘 듣지도 않는데 이날따라 들었던 게 신기했다. - 을 탔다고 말씀드렸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세어보시더니 다음정거장 가있는 5689호 열차라고 하면서 광나루역으로 전화를 걸어서 공익한테 타서 오른쪽만 보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한 20분의 시간동안 남편이 왔고, 별의별 생각이 다 머리를 스쳐갔다.  이렇게 불명예 퇴사를 해야하는거 아닐까..거기 들어있던 고객사 정보를 다 돈으로 물어내라고 하면 어쩌나...정말 컴퓨터 값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이 바보같은 놈이란 소릴할 게 뻔한..게다가 명색이 정보보안 담당자라는게 부팅 암호도 안걸어놨다가 할거도 같고..어쨌거ㅏ 짤릴거 같았다. 
게다가 내일 돌잔치는 어떻게 하나도 싶고.....돌잔치 전에 이게 왠 날벼락인가 싶고.
하루니 그냥 컴퓨터 들고가라고 조언한 이경소 책임이 원망스럽기마저 했다.

다른 역무원 아저씨가 지하철에 사람이 많았냐 적었냐..많았다고 하니까 그럼 안가져갔을거다. 어지간한건 다 찾는데 노트북 같은것만 조금 찾기 어렵다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기도 하고
도착한 남편은 찾을수 있을거라고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지하철 유실물 2번이나 찾았었다고, PMP 보다가 가방 놓고 내려서 바로 다시 가서 시청에 유실물 센터까지 가서 찾기도 하고 그랬었다고.... ㅡ,.ㅡ  늦게 발견하면 못찾고 순환선인 2호선은 찾을 확률이 낮지만 5호선이니까 찾을수 있고, 2호선은 시청역에 5호선은 왕십리역에 유실물 센터가 있다는 바로 그 유실물 전문가가 우리 남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열차가 광나루 역을 지나간 것이 모니터에 나타나고, 조바심을 내면서 연락 안오냐고 하자 - 핸드폰 같은걸로 연락 올 줄 알았던 것이지. - 그 공익이 천호에서 내려서 다시 돌아오는 요 열차를 타고 올테니 그게 광나루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하시다가 내가 하두 조바심을 내니 광나루역에 도착하는 것을 보시고 전화를 하셨다.  뭔가 하나 발견하긴 했는데 아직 사무실에는 안왔다고.
그리고 나서 바로 전화가 왔다.  찾았다고. IBM 가방에 LG전자 노트북이 들어있는 특이한 조합의 바로 그 노트북 말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래서, 광나루역까지 찾으러 갔는데 - 가는 길에 남편은 자긴 갖다 주던가 가야 하냐고. ㅋㅋ - 정말 정말 다행이었다.  아찔하다 정말. 가면서 얼마전 오랫만에 출장가면서 가방 잃어버리면 바로 국제 미아 된다는 생각에 가방을 꼬옥~ 쥐고 다니던 생각도 하면서 다시는 노트북을 위에 올려 놓는 일은 없을거라고 다짐을 했다.

어쨌든 나름 운이 좋았다.

지하철에서 물건을 두고 내린다면
1. 내린 역사에 바로 들어가서 열차부터 확인한다
2. 이 역 저역 연락해 놓고 연락 오기를 기다린다.
그 전에....
0. 지하철에 탈 때는 어디행 열차를 탔는지 확인한다
-1. 혹시 모르니 탈때 문 번호를 기억해둔다.  뭐 6-2까지는 안되더라고 6정도라도 ^^
-2. 가능하면 짐 놓은데가 진행방향의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도 기억해둔다.
-3. 중요한 것은 짐칸에 올려놓지 말고 반드시 손에 들고 있도록 한다.


엄청나게 큰 단점이 있었던 것이다.  자가용을 가지고 다닐 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덜렁거리는 사람은 물건을 분실할 수 있다 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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