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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창고

용하구곡의 빗소리 물소리와 함께한 두번째 캠핑

by 알센 2013. 8. 4.

역시나 사진은 없다.  내일은 폰으로라도 올려야지... - 막아대는 장애물은 백만스물세가지쯤 되지만......


작년에 성영이네 따라 몽산포에 다녀오고...지난번 한강변에서 그늘막 대신 펼쳤던 그텐트. 


올해는 여태까지 긴 장마로 엄두도 못내다가..... 모처럼...가자고 하길래 오케이 했는데... 

이런..주말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심란해하며 소심하게..비온다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타프 밑에 텐트 쏙 들어가니 걱정 말라고... 


착한 남편씨한테도 그대로 전했는데...심지어..운동화가 없다는 핑계까지 대는 남편... 

비오는데 캠핑이라니..완전 심란한 왕자님.....이었던 그분. 


어쨌든....콧물까지 찍찍 흐르는 둘째에..기침해대는 큰애 데리고 왠 캠핑이냐는 할머니 쿠사리까지 들어가며...

우리는 용하구곡으로 떠났다. 

감기 걸린 아이들한테는 집에서 에어컨 바람 쐬는 것보다 비바람, 산바람, 좋은 공기 쐬는 편이 헐 나을 것 같다는 엄마의 개똥철학을 맘속에만 조용히 간직하고... 


도착했을때 날씨는 좋았다.  너무 좋았다.  

주차장은 만차라 했지만, 성영이네가 조금 일찍와서 열라 좋은 자리를..맡아 놓은 바람에...완전 땡잡았다고 생각하며 놀았다.  와우할때 디아할때 성영이가 배아파하던 축캐였던만큼.....백만년에 한번 캠핑와도 이런 운이 따른....캠핑축캐는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점심녁이라 효선씨가 끓여주는 라면을 먹고...아이들과 계곡에 갔다. 

아......이렇게 차가울수가......너무 좋았다.  송사리나 어름치는 안보여서 조금 아쉬었지만.... 

거기서 손과 발로 물장구 쳐대는 둘째의 신선놀음은....얼마나 귀엽던지..걔는...계곡에서 좀 놀아본 아이 같았다.  요란스럽게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도 않았지만...즐기는 표정하고는.... 

그늘도 많고..비소식때문도 있는데..원래 사람이 복닥거리지 않는다는 그곳은...놀기에 딱 적당한만큼의 사람이 있었다. 

튜브는..귀찮아서 안꺼냈다.  급류에 폭삭 젖을 것도 심란하고...적당히 물튀기고 시원하게 놀다보니..소나기가 쏟아져서..철수~!  몇발자국 가면 편안히 늘어져 쉴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좋던지...

 

 

(도대체 몇일만에 다시 쓰는 것인지..)

 

오후내내 성영이와 나는 맥주를 있는대로 다 찾아 먹고...

자다가 깬 성영이가 구워주는 맛있는 고기를 두가족이 다 먹으며...

스케치북과 포켓몬도감에 완전완전 감사하며...

해먹하나에 네마리 강아지들 넣어놓고 신나게 밀어주고....

해먹은 정말 하나 사고 싶지만...게으르고 요런방면에 모자란 우리부부로선 적당한 나무에 떨어지지 않게 매듭을 매어줄 자신이 없어서리...

 

타프 아래에 쏙 들어가는 아름다운 우리방을 펼쳐놓았더니

 

애들도 적당히 다들 일찍 자주고...

밤새 골든 글러브 하겠다던 남편은..골든글러브를 하시고... - 배터리가 약해서리..

나는 성영네 부부와 성영네 부부 텐트 거실에서....노가리를 좀 까면서

연두색 타프 밑에 오렌지색 텐트 옆에서 골든글러브 하시는 남편의 모습을

아름답게 폰의 노트북앱에다가 그려주기도 하고...

 

빗소리...물소리....그럼에도 전혀 비맞지 않는텐트에 감동받으며...

운치가 있어 잠들기 아까운 밤이었으나...

남편도 들어가버리고...

내일이되면 새벽부터 우렁차게 지저귈 네 아이를 생각하니...

- 맥주도 다 먹었고 -

일찍 자는게 낫겠다 싶어 열두시도 안되어서 자러 갔다.

 

다음날.....끓이로 또 끓이는 라면으로 아침을 매우 맛있게 먹고

소나기에 철수를 심란해했다가...잠깐 해반짝 하길래 애들데리고 마지막 계곡놀이를 즐겨주고

다시 비가 오길래 돌아와서 짐싸서 올라오기...

 

간만에 장거리 1박2일 다녀왔더니

심신이 힐링되는 느낌이 만땅이었다.

(딱 하루..월요일 하루 반짝하고..다시 회사일상에 치여... ㅠ.ㅠ)

 

서울에서 2시간 반이나 걸리는 곳이지만..

정말 부지런한 우리가족은 - 밥챙겨 먹는건 게으르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떠나는 것 정도는 할수 있다고... - 다음엔 당일치기로 와도 되겠네..란 이야기를 하면서 올라왔다.  올라오는 길이 살짝 막혀 이천 못들어와서였나..두부마을이라고 그냥 들어갔는데...허거덩...두부도 반찬도 어쩜 이렇게 맛이 있는거야~!!! 두아들 모두 맛있게 잘 먹어주고.. - 그러고보니 요즘 아이들이 먹어주는 반찬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다...먹는 양이 새모이같긴 여전하다만. ㅠ.ㅠ -

 

 

조금 눅눅한 텐트는 그냥 차트렁크에 가방을 열어놓았다고....치고...

 

다음번 캠핑은 언제나 갈지..일년에 두번은 가줘야 할텐데...

빨리 또 가고싶다.

 

PS : 계곡물 말고는 씻지도 않은.... 휴게소에서 다들 몰골이 그렇게 꾀죄죄할수가.......ㅋㅋㅋ

핸드폰도 처박아 놓고 늘어지게 놀아서.... 사진도 별로 없고....다시 찾아보니..돌아오는 길은 역시 핫식스와 함께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