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창고

몽산포에서의 10월의 세째주말..

by 알센 2012. 11. 8.

한참지나고...내도내도 나지 않는 짬을 내어...

가족과의 첫 캠핑 소감을 남겨본다.

 

게으름이라면 세상에서 제일가는 우리 부부는...

원래를 게을렀는데 캠핑간다고만 하면 부지런해진다는 성영이네에..거의 얹히다시피 해서...

 

팝업텐트와 소고기 돼지고기 각 한근이 우리가족이 준비한 전부...

아..아들이 좋아하는 색종이와 오리기책 한권.

 

내려가는 길은 약간 막혀서...애들데리고 늦게 출발해서 한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성영이네가 해놓은 된장국과 고등어 구이에 점심을 대충 먹고....

텐트도 던져서 대충 쳐놓고....

 

애들이 너무 신나한다.  애들만큼이나 나도 신났다.

승빈이와 준섭이는...캐릭터가 상당히 비슷...둘다 어찌나 지껄이는 것을 좋아하고 우리집에는 금송아지도 있다는 것을 자랑하기 좋아하는지..용케 싸우지도 않고 사이좋게 잘 논다.  해먹을 우주선 삼아 타면서.

 

갯벌에 가서 조개를 주워야 한다고 하는데..

감기 걸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추위 많이 타는 나로서는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갯벌에 가니,

신발에 물도 스물스물 들어오고...결국 맨발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얻은 호미랑 갈고리로 - 다이소에서 샀다는 갈고리는 나중에 솔잎모아서 불쏘시개로 쓸때만 유용 -

조개캐는 법을 터득했다.

오호라~~~ 내가 젤 많이 잡았는데...그래봐야 코펠에 1/3...워낙 작은 조개라서...

그 아까 갈고리 준 - 줬다. 빌려준게 아니고 - 멋진 캠핑족아저씨가..자기네 많이 잡았다고 조개도 줬다.

 

해감이 어려운지 몰라서.....다음날..시원하기는 하나..모래가 퍽퍽 들어오는 조갯국을 먹어줘야 했다.

이참의 교훈은...소금을 넉넉히 챙겨와서 충분히 해감시켜야 한다는 것.

 

실컷 놀고 가도....5시도 안되었다.

원래 캠핑을 오면 하루가 길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좋다.

나도 해먹을 타며 신나라한다.

 

둘째이고 나이도 비슷한 훈섭이랑 승준이는...큰아이들과는 달리.

고집세고 욕심많고 애기고...해서 둘이 사이좋게 놀지 못한다.  붙여놓고 눈만떼면 한놈이 운다.

그래도 모래(백사장은 아님) 위에 캠핑장이 있으니 모래놀이 하고....해송에서 떨어진 솔방울 주으러 다니고..

이놈들도 이래도 저래도 신나한다.

 

티비 없이도 핸드폰 없이도 마냥 즐거운 온 가족.

 

아빠둘이 가서 새우랑 조개를 사와서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해먹타는 입짧은 아이들한테는 열심히 퍼다 날라주고....

 

조금 쌀쌀해진다.  랜턴을 밝히고... 전기장판을 가동했다.

홋..........바람만 막아도 이런거였구나.  작은 텐트지만 생각보다 엄청 따뜻했다.

이불조끼를 입혀놨더니 땀으로 샤워를 하고 짜증내면서 꺠서.... 결국 쌓여있는 이불속을 온가족이 대충 굴러다니면서 잤다.   이녀석들 어찌나 더워서 텐트끝으로 끝으로..이동하는지...자다가 몇번이나 얘들을 가운데쪽으로 데려다놔야했다. 

 

색종이로 유령들을 오려서 타프 안쪽에 붙여주니 또 신나라 하는 아이들.

 

아침먹고....산책로를 따라 저어쪽 백사장에 가서 무선카 달리는데...아이들 네마리 --> 이것들은 강아지 같아서...나는 마리라는 단위를 자꾸 사용하게 된다. - 가 정말 강아지처럼 쫓아다닌다....성영아..담에는 저것도 준비해조...

 

성영이 덕분에 신나게 놀다왔다.

 

지난주말의 무주리조트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니 리조트는 안락하고 좋지만 아이들이 뛰어다니기에 조금 부족하고...왠지 시간도 너무 빨리 가고..애들재울떄까지 어른들이 노닥거리기엔 덜 좋구나..싶다.  캠핑장에선 흙장난..솔방울줍기..해먹타기..텐트안에서 딩굴거리기..등 아이들이 할게 더 많은거 같고.

 

침낭도 없고 난로도 없고..방한칸 딸랑인 우리의 소박한 텐트로는 추운겨울을 보낼수가 없어서 따뜻한 봄이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아....이번 캠핑은 나의 아들들만 생애 최초 캠핑이 아닌...나의 남편님도...생애 최초 캠핑이었다는....

그래도 리조트가 더 좋다고 외치는 그분이지만, 매우 바지런히 움직이는 다른면모를 볼수 있는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었다.

 

봄아~! 빨리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