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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서울공화국 사람 되기

by 알센 2011. 10. 18.
천안에서 처음 서울에 온 2006년...기회만 된다면 여유만땅인 지방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매일 노래를 불렀었다.  나름 이직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사도 온 것이었는데....이른 퇴근...저렴한 물가..-집값, 밥값 - 막혀봤자 3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신속한 이동성..대중교통은 거의 이용한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 어딜가도 항상 내차와 함께........공기도 좋고 주말이면 전국 어디든 놀러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서울에 온 뒤 처음에는 좋은 점들보단 저 위에 읊은 사항들의 반대되는 이유들이 매일 천안을 그리워하게 했다.  특히....맛집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서울엔 맛집이 정~~말 많지만 대개는 비싸고 사람도 많고..적어도 둘 중에 하나는 확실한 것 같다.  뭐 그나마도 너무 많아서 찾기도 쉽지 않고..집 가까운데 아는 사람도 적게 살면 더더욱..인터넷 정보는 신뢰도가 좀 떨어지고..


며칠전 페북에 옛날 회사 분들의 소식들을 보다보니 모회사가 생산공장을 한국으로 다 옮기면서 매우 커졌다는 이야기를 남편이 했다.  아마도 원하면 둘 다 천안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그런데 요샌...변화 자체가 싫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안가고 싶은 이유들이 훨씬 더 많이 생각났다. -_-;;;

일단, 지금 하는 일이 좋고 - 바빠서 아이들이 보고싶을 때마다 내근직을 해야 하는데..하면서도 우쨌거나 장기 프로젝트 전문컨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반 내근직인셈이다. - 서울공화국만이 누릴 수 있는 온갖 이상한 것들이 떠올랐다.  구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구립 어린이집, 유아체능단....뭐 이런 꼬맹이 엄마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들과 서울시 교통카드...이제는 거의 모든 택시가 가능해진 카드택시 - 돈찾는데 무진장 게으르기 때문에 이거 너무 좋다. - 여기저기 예쁜 공원, 맛있고 비싼 근사한 밥집들, 거미줄처럼 많은 대중교통들...또한 그 대중교통 정보를 몇분후 도착이고 어디 지나고까지 알려주는 친절한 앱들...... 한편으론 갈수록 수도권이 아닌 곳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들어오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 같고....서울이 아닌 곳에 있는 대학에서 대기업에 취업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 같고.....

소신껏 과감하게 웰빙라이프를 위해 서울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기엔......서울공화국의 충성스런 시민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남들은 일년만 살면 서울이 좋다고 한다는데 나는 한 삼년은 걸린 것 같고 그것도 아이들이 없었다면 좀 덜 그랬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오늘 9시 뉴스의 오프닝 기사는 서울공화국 대통령 선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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