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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어떤 친구와의 대화

by 알센 2008. 12. 29.
그저께 전주에서 한 결혼식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편에서 자야 한다고 우기는 오랜 친구와 이것저것 수다를 떨었다.  뒷사람, 앞사람에 쪼꼼 미안했지만 나름 목소리를 낮춰 속닥속닥 도란도란 얘기했다고...변명을.

가진게 없어서 잃을 것도 별로 없고 최소한 돈만으로도 다음 일꺼리를 구할 때까지 그냥저냥 살면 되고 어떻게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서 그런 걱정은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편안하게 직장생활만 9년이 다 되어가고 내년이면 10년차인 나는 요깟 일과 안녕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그리 많은지....
불안과 두려움은 또 왜 그리 많은지.....

찾아보기로 했던 친구의 남자친구 검색 결과 : 네이버통합검색결과
후훗. 모 카페에 보니 사진까지 있다.  잘 어울린다.  ㅎㅎ 얼렁 결혼해라.

휴게소에 한번 쉬고나서 틀어주기 시작한 패떳.  잼있다.  이런 프로를 안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봐도봐도 맨날 유재석만 나온다는 것인데.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MC 유재석을 싫어하는 이유를 친구랑 얘기하면서 곰곰 생각하다 보니 너무 착해 보여서 싫고 착한데도 모두가 좋아하니 싫은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국민 연예인을 싫어 하다니 - 사실 비단 유재석 뿐 아니고 다른 연예인도 좋아하다가도 남들이 다 좋아하면 안좋아하기는 한데..유재석은 좋아한 적이 없었다 - 이거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생각이 된다.

말로는 가늘고 길게 사는 삶을 지향하고 묻어가기를 최고로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욕심과 기대수준이 너무 높은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둥바둥 할 것도 없이 욕심을 버리자...버리자.....연이틀째 세뇌중이지만 쉽게 잘 되지는 않는거구나 역시.

욕심을 버리고 밤 열한시에 침대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딩굴거리면서 책 읽는 마눌에게 아무말 없이 내일 아침에 종이 박스 한개만 버려줘라 하면서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주는 좋은 회사를 다니는 능력있는 남편이 있음에 감사하고 엄마를 닮았는데도 희안하게 참 이쁘게도 생겼다는 아들의 재롱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살아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