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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빈이 창고

참 이기적인 부모들

by 알센 2008. 12. 27.
오늘 둘다 휴가를 내고 문화센터에 같이 가 주는 좋은 부모노릇을 했다.  승빈이 아빠도 구경차 뒤쪽에서 신문보면서 앉아있었는데 아침에 잠을 조금 재우고 가서 졸릴까봐 걱정했었는데 요새는 아주 익숙해져서 선생님도 잘 쫓아다니고 즐거워보였다.  - 물론 선생님이 시키는 것은 죽어라 하지 않는다.  이제 제법 말귀를 알아들을법도 한데 말이지.

아빠가 보이는 쪽에 앉아있었더니 놀다말고 갑자기 강의실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다다다다 아빠한테로 달려간다.  다른애들한테 피해가 될까봐 자리를 옮겨 앉았고 애가 자꾸 달려온다고 아빠는 그냥 나가버렸다. 

밑에 대기실에 앉아있어 보니 전화가 참 많이 온다고 한다.  뭐 그런 류의 전화도 몇통 되었던듯 한데 어떤 엄마가 문화센터 선생님이 우리애만 안 안아준다고 항의 전화가 왔댄다.  그런데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엄마가 이미 편지도 쓰시고 해서 더 신경썼으면 썼지 다른 애가 울고 그래서 좀 더 안아줬을거라고 그런 변명을 하더랜다.  마음이 착잡해졌다.

승빈이가 4달째 계속 듣고 있는 뮤직가튼의 선생님은 엄마한테서 떨어져나와서 선생님 옆에 쫓아다니는 승빈이 같은 애들은 - 최근 모습이다.  그전엔 주로 울었다. - 옆에 와서 부딪히니까 쪼끔 더 안아주는거 같긴 하다.  그리고 그래서 그런지 끝나기 전에 오늘 누구를 안 안아 줬구나~ 하면서 한명한명 꼬옥 안아주신다.  즐거워서 할 것이고 또 돈도 벌자고 하는 거겠지만, 본인의 애 둘은 맡기고 나와서 하는 모습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거 같다. 

아들이 다니는 문화센터는 구에서 하는거라 매우 저렴하다.  반값이다.  홈플러스와 체육센터를 다 가본 엄마는 그게 그거라고 했는데 옛날에 어떤 친구가 지마켓보다 옥션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최저가 최저가 찾아서 샀으면서 올하나 풀린거 바느질 한땀에 더 진상을 떤다고 하던 얘기가 갑자기 스쳐지나갔다.  설마....그런 이유는 아니겠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하여튼 요즘 부모들 참 이기적이다.  모르겠다.  전화한 애가 엄마랑 같이 안다니는 좀더 큰 아이인지..아이가 집에 와서 선생님이 나만 안안아준다고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선생님하고 대화를 해보는 것도 아니고 그런식으로 항의를 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으로 보인다.  예전에 엄마가 봉사활동 차원에서 아이들을 잠시 가르치다가 비슷한 부모한테 크게 당한 적이 있었는데.....그런 부모를 가진 아이와 같이 어울려야 한다니...또 내가 그런 부모가 되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니...요즘은 부모부터가 개념도 상식도 없는 것 같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념 있는 애들이 나올 수가 있을런지 모르겠다는 것이지....

참, 선생님 하기도 힘든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