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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있는 대로 골라라는 짱나는 문제

by 알센 2008. 11. 19.
이번 수능에서 정답률 4%이던 최악의 문제 사회 탐구 영역 사회 문화 3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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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문제 정말 싫어한다.  정말 정말 싫고, 출제자의 의도 자체를 그저 시험보는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게다가 예전에 주입식 암기식으로 사회과목을 볼 때는 몰랐었는데 논리적으로 판단을 하는가를 시험하는 기사에 나온 것과 같은 문제는 법이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듯이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얘기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이런 한문제에 대학입학의 당락이 결정되고 이 한 문제 때문에 평범한대를 가느냐 명문대를 가느냐 달라질 것인데 이런 문제를 내다니 완전 괘씸하다. 

몇년전에 뻘짓으로 공인중개사 시험 공부를 한달쯤 했던 적이 있다.  법과 관련된 부분은 이런 식의 문제가 원래 더러 있긴 했었는데 50문제라면 그중에 10개가 될까말까 이랬었다.  그런데 내가 시험을 보던 그 차수에는 부동산 민법에 50문제중에 40문제가 이런 유형이었었다.  게다가 보기의 개수는 또 얼마나 많았고, 보기의 길이는 또 얼마나 길었었던지..헷갈리라고 내는 문제라고는 하지만, 저기서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내고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 긴 문장을 매우 열심히 정독을 해도 답을 풀 수 있을까 말까 했던..그런 시험이었었다.  나처럼 빨리 읽는 사람이 한 5문제 정도를 풀지 못했었고, 심지어 그 시험 이후에 나온 말들 중에는 부동산학과 교수인지하는 그 방면의 전문가가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읽기만 하는데도 시험시간은 부족했을 정도로 말이 안된다는 얘기와 함께 결국은 그 시험이 무효가 되고 응시료 안 받고 재시험을 치르는 사태까지 갔었다. - 정말 황당했었다.  뭐 나의 중년에 이름 때문에 머피가 끼어 다니는 것인지...... - (그리고 쥔장은 공인중개사가 못되었다.  공짜로 치른 재시험은 절친한 친구의 결혼식으로 1차밖에 못봤고 2차 시험을 한달 앞두고는 갑자기 와우라는 폐인양성 MMORPG를 시작해버리는 바람에. 쩝.)

문제에도 참 좋은 문제가 있고, 안 좋은 문제가 있을텐데 난 있는 대로 골라야만 하는 형태의 문제는 안 좋은 문제중에도 가장 안 좋은 문제라고 본다.  어차피 저런문제는 답이 한개만 있다고 해도 해석하기 나름이라 변론 잘하는 변호사만 하나 있어도 사람들이 설득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하물며 맞는 것을 있는대로 골라라니.........열심히 읽고 맞는 소린지 아닌지 고민해야 하고 거기다가 있는 대로는 몇개일까까지 고민해야 하는........중요한 요점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없는 사소한 것들까지도 알아야 하는.......이런 문제 정말 싫다.  출제자가 생각하는 3개의 답중에 2개만 생각해내도 부분점수를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아...수능을 다시 봐야 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