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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창고

오이도-소래포구-송도 : 간장게장의 맛을 발견하다

by 알센 2012. 2. 5.
게으르니까 사진은 오늘도 생략. 

모처럼 주말을 함께 해주시는 엄마, 아빠한테 콧바람을 넣어드리고자 
나들이를 떠나기로 했다. 

아침 한판 승빈이의 울음으로 온집안 분위기가 엉망이 되었지만 
막히지 않는 길을 뚫고 도착한 오이도의 바닷바람을 쐬니..
날씨는 차가웠지만 모두들 기분이 좋아졌고 
승빈이는 강아지마냥 폴짝폴짝 뛰어다니면서 얼마나 좋아하던지......
날춥다고 가만히 있지 말고 많이 돌아다녀야겠구나......싶었다. 

예전에 승빈이가 뱃속에 있을 때에도 한번 갔던 오이도인데 그땐 빨간 등대가 있는줄 몰랐어서
볼게 참 없다 싶었었다. 

빨간 등대...별것도 아닌 쪼맨한 등대인데
오이도~라는 글자 한마디에 완전 이뻐 보이고..
그 앞에 자리 자알~ 잡은 엿뽑기 아저씨한테 
4천원 바치고 개시손님이라고 뽑지도 못한 로보트 하나 받아왔다. 

바지락칼국수집은....널린게 많아서 차세우기 적당한데로 아무대나 갔더니......
조개는 엄청 많았는데 조개를 그렇게 많이 넣고도 왜그리 텁텁한 맛이 나던지....
아빠님의 추측 이유는....사온 면의 밀가루가 너무 많이 묻은 것을 끓여서 그런것 같다고 하셨다. 
맞는 말씀인듯......예상과 달리 칼국수를 먹지 않는 승준이.....
이유식도 안갖고 왔는데.. ㅠ.ㅠ

어쨌든 그렇게 오이도에서 바람을 실컷 쐬고 
소래포구 어시장으로 향했다. 
바로 그 앞에 산다는 승빈이 아빠 회사 동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종합어시장이 현대식으로 하나 더 생겨서 요 근래 소래포구 어시장이 값이 싸졌다고... 
차세우기가 쉽지 않아서 현대식 건물 지하에 차를 세우고 
자는 애기랑 나는 차안에서 놀고 멀리서도 목소리가 들리는 신난 승빈이를 데리고 
그 종합어시장에 갔는데....
물건도 별로고 가격도 비싸다고..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래어시장에 가봤다.
물론..나랑 승준이는 계속 차속에서 대기...

회센터 건물에 있는 어시장과는 비교도 안되게 많은 것들이 있고 싸다고..
고등어도 반값이고 그랬지만 이미 사버려서...
꼬막과 꽃게와 굴과 간장게장과 홍합을 사오셨다. 

집에 오셔서 저녁으로 홍합 떡국을 끓이려다가....안싱싱해보이는 것 한마리에 놀랜 엄마는
홍합을 다 넣고 팔팔 끓여버리셨다.
다행히..한마리 말고는 모두 싱싱했고....완전 맛있는 홍합탕이 되어버렸다.
행복해 하면서 홍합탕 국물을 마시고 있는데..아빠가 떡국 끓여야한다고..원래 목적이라면서
내 국물들을 가셔가셔서..굳이 떡과 마늘을 넣어오셨다.. ㅠ.ㅠ
아~~무것도 안넣은 홍합탕이 최고다.

아......싸고 시원하고 싱싱하고 맛있었다.
건홍합은 난 정말 즐.........

몇일후 개시한 간장게장.
아....이것도 감동의 맛이다.
남편은 즐겨하지 않는다고 나만 먹겠다고 했는데..
이번주말내내 우리집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말 다른 반찬도 필요 없고...요즘 게가 작은 철이라.....오히려 더 맛있는 것 같고
아빠님 말마따나 칼칼맵쌍한 청양고추 넣고 간장에 밥만 싹싹 비벼 먹어도 너무 맛있고
알도 꽉 차 있고...

양은 비슷해 보였는데 만원짜리도 있고 이만원 짜리도 있더니 - 예닐곱 마리씩 있었다고 함 -
이만원 짜리는 암컷이었다고 한다.

갑자기 주말에 남편이 사십년만에 간장게장맛을 알아버려서
그거사러 자주가야하지 싶다.
가게 이름은..쌍동이 머시기라고 한다.

아..........간장게장 또 먹고 싶다.


간장게장 먹는 이야기로 새버렸다. 
공실률로 무장한 송도도 다녀왔는데.... 
겁도 없이 이유식도 안싸간 돌쟁이 엄마 때문에 우유만 먹고 곡기가 부족했던 아들...

송도의 앤제리너스에서 메이플머시기 브레드를 정말 허겁지겁 먹는다. 
먹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담에도 굶기고 싶다. ㅋㅋ

건물들은 화려한데 어쩐지..혹은 대놓고 황량한 송도 신도시를 두어바퀴 둘러보며.... 
담에는 부모님 안계시면 송도 산다는 5기 후배한테 연락해서 맛난 저녁이나 사달라고..아니 사주던가..해야겠다고 생각해보고 돌아왔다. 
공실률로 무장은 했지만 공기도 좋고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면 살아도 괜찮을 듯 싶었다. 
국제 초등학교의 위용도 매우 인상적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