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동사니 창고

반갑다 흑룡해야..

by 알센 2012. 1. 25.
설연휴의 마지막날이지만 내일도 휴가기 때문에 마지막 하루 전날이다. 
긴 하루를 두 꼬맹이와 보낼 생각을 하면 얼른 자야 맞겠지만...
저녁먹고 두아이 재우고 젖병 닦고 손수건 빨아서 가습해주고 샤워하고 - 내일은 시간이 없을듯하여 -
보리차 끓이고
쌓인 스트레스를 옥션에서 카드를 벅벅 긁는 것으로 마무리해주니 이시간이 되어버렸다.
참 시간은 잘도 가지.
이십만원 가까이..몇가지를 샀는데.....씨디정리함까지...날 위한 것은 단 한개도 없다. ㅠ.ㅠ
스트레스 해소용 카드놀이 맞나 이거? -_-;;;
그것도 잘생각해보니 거의 생필품급...한동안 안샀던 홍이장군이랑 다 떨어진 다짐육..보습크림 등......

어제 시댁에서 돌아오기 전..대형사고가 있었다. 
꽃보다 아들...인 탤런트 시켜야할 막내가
집에 오려고 옷 다 껴입고 두꺼운 양말까지 신고 뒤뚱뒤뚱..그러나 번개같이 달리고 미끄러져서
의자 모서리에 이마를 제대로 박아 버렸다. ㅠ.ㅠ 받아 버렸다도 아니고 박아버렸다. ㅠ.ㅠ
아이..나쁜 의자......옆에 있던 그저 행동이 조금 굼뜬 남편... ㅠ.ㅠ

넘어진거 자체는 아주 세다고는 안하는데 이마는 찍혀있고 피는 나고....
어머님은 뒤로 넘어진것은 아니니 괜찮다고 하고 - 정말 금방 웃고 노는걸 보니 다행이긴 하다.
그래도 나는 꽃보다 아들인데....흉터라도 남으면 어쩌나...꿰매야 한다는건 아닐까....

일단 애들 주치의 - 나홀로 생각...전화통화하기도 열라 어려운 ㅠ.ㅠ - 정인의사님한테 먼저 전화....
역시나.....안받는다. ㅠ.ㅠ
외과의사도 한참 오래된 소연이는 어떄...아..이런일로 외과의사한테 전화해도 되나..생명을 다루는 일도 아니고...
그래도 의사한테 물어보는게 낫다 싶어 염치불구하고 일단 전화.....

아~ 이 의사선생님...정말 친절하게도 얘기해주신다.  경황이 없어 인사고 뭐고 다 떄려치고 본론만 얘기하는 애엄마 이야기에...별일은 없겠지만 아가들은 간혹, 뇌출혈이 일어나기도 하고 하니 일단 응급실에 가서 소아과 의사한테 보여주고
상처는 아마도 테이프 붙여줄거다....라고 한다.

어느덧 우리가족의 전용 응급실이 되어버린 분당제생병원에 들렀다.
아.....소아과로 과를 지정해서 신청도 할수 있고 왠지 대목스러운 병원 분위기....
다행스러웠던건 울음소리 큰 응급환자들이 많아 보이진 않았고
이런일로 병원 왔냐고 면박도 주지 않았고...
레지던트 정도 되어 보이는 소아과 의사가 나와서 소독해주고
본드로 상처도 붙여줬다.  진짜 본드같이 생겼던데 피부를 댕겨주고 빨리 상처를 아물게 해주는 것이라던가.....
보험 적용 안되는 재료........
보아하니 본드칠하는데는 별로 아프지도 않은 것 같은데 엄마품에서 침대위로 내려놨다고 뺵빽대고 우는 우리아이.

대기실에 승준이보다 더 작은 애기도 있고 이애저애 많이 있었다.
남편이 본 어떤 아이는 다리가 찢어져서 왔는데 유리컵인가...꿰매야 한다고...
그 아이 아버지는 본드로는 안되냐고도 물었다는데...

설전날은 엄마의 불찰로 찬바람 좀 맞았다고 감기에 걸려서 콧물이 직직 나는 아이 이마에
대일밴드까지 떡하니 붙여줬더니
이넘 완전 오늘은 형보다 세배 말안듣는 뗴쟁이가 되어버렸다.
먹는것도 엄청 싫어한다 싶었는데..내가 아이한테 옮아서 감기가 걸려보니 알겠다.
목이 따끔따끔 아파 죽겠는데 멀 자꾸 먹으라고 하니 완전...ㅡ,.ㅡ;
내일도 물기 많은 이유식으로 양을 불려줘야겠다.

이만하길 다행이지만서도....휴...어제 그 이마를 처음 봤을 떄 기분이란....
어디다 화도 못내고 탓할데도 없는데...

옆에 있어서 더 미안한 남편은 오늘 하루 명절 후유증으로 피곤해 죽어가는 마눌을 위해
많은 것들을 해주었다. 사실 승준이 쫓아다니느라 명절일은 별로 돕지 못했는데... 
평소에 하지 않던 애들 장난감 정리정돈까지 싹....해줬는데....아마츄어의 느낌이 물씬 난다.
평소에 있는 자리들이 아니다. ㅋㅋ

그리고 승준이랑 쓰러져서 낮잠도 자고...
아..그래도 내일 승빈이 유치원 보내려면 얼렁 자야지...
아침은 먹이다 힘들면 포기해야지.... @.@

정초부터 응급실이라니..액땜한번 제대로 하고 시작하는 한해가 될듯하다.
승준이는 양말만 신겨놓으면 비상이고.. - 내려놓으면 안되겠고 - 양말 벗겨놔도 집안에 장난감들로 장애물이 한가득일때는 완전 위험하다.  밑은 안보고 앞만 보고 달리는데..그것도 저~~ 멀리 보고 무작정 달린다.
빈이보다 조심스러운 아이라고 생각했는데..이건 뭐..돌지나고..해바뀌고 본성이 드러나는 느낌이다. ㅠ.ㅠ
그동안 순한척 사느라 애썼다고..이런 분위기랄까....

아.........뭘해도 몸짓 자체만으로는 아직도 귀여운 때이지만.
너의 그 활발한 몸짓을 위험하지 않도록 보살펴주려니......정말 힘이 많이 드는구나....

오늘 하루....말 잘들어준 승빈이와 여러가지로 잘해준 남편한테
너무 고맙다.

준이 너는 똥찌. <-- 빈이가 유치원에서 배워온 젤 나쁜 단어... 싫은 사람한테는 똥찌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