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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빈이 창고/독서기록

책에 바침

by 알센 2024. 3. 8.

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어느 작가가 쓴 이야기.  리디 셀렉트로 빌려둔 책인데, 어느 잠 안오는 밤에 휘리릭 .... 읽을 수 있는 짧은 길이었던 것 같다.  전자책의 종이책에 비해 안좋은점 한가지..두께로 양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  굳이.. 페이지 숫자를 "숫자"로 봐야 한다.  손에 잡히는게 좋은데. 

 

수없이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한 사람이 평생을 읽어봐야 많이 읽어야 3~5천권 밖에 못 읽는다는게... 새삼... 이게 얼마나 작은 숫자인지.. 그 많은 책들 앞에서 나는 태평양에 먼지처럼 작은 독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지, 여러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수집광들의 수집 종류들.. 에 대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같은 책의 여러판을 모으는데 집착한다던지..초판을 모으는데 집착한다던지..작가사인본을 모으는데 집착한다던지.. 그러느라 가산을 탕신하고, 결혼 전에는 더이상 책수집을 하지 않겠다는각서도 써야 하고 등등.. 책장은 항상 모자라고.. 

 

책이란 빌려주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게 정상이라는 것 - 경험 많음... 빌려주는 쪽이기도 하고 빌려온 쪽이기도 하고...   어차피 같은 책을 두번 읽는 일은 매우 드물게 읽어나는데, 다시 읽으려고 수집하는 것은 대부분 말이 안되고.... 보통은 그냥 책이 좋아서 수집 자체에 집착하느라.. 어쩌면 읽는 족족 누군가한테 줘버리는 게 맞다 싶기도 했지만, 뭔가 책을 "소유/소장" 하고 있을때 주는 그냥 뿌듯하고 흐뭇한 느낌도.... 무시할 수는 없다.  

 

전자책으로의 이동이 너무 싫지만, 작가도 글을 쓸때 더이상 종이에 친필로 쓰지 않고, 타자기도 아니고 컴퓨터 키보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책을 세는 단위로서  이케아의 빌리 책장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집에 책이 백권 있어 보다는 두 빌리가 있어...가 훨씬 확 와닿는 느낌.  

 

VR이 어쩌면 책 중독자들의 궁극적인 솔루션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VR을 열심히 많드는 사람들 중에는 책중독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사람이 매우 드물 것 같아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수요 공급이 잘 맞지 않아서... 금방 될 것 같지는 않다. 사실 매우 필요한 부분인데..   나는 고글과 장갑 등으로 종이의 느낌으로 책을 읽는 것을 상상했는데, 어린 동료한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냥 아무 하얀 책을 넘기면서 종이 대신 어쩌면 스크린 같은...  VR로 원하는 책들의 내용이 거기에 보이게 할수도 있지 않겠냐고....   어쨌거나..어떤 회사가 이런 것을 구현해낸다면...  책중독자들한테 잘 팔리지 않을까... 그런데 출판사는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까? 일인출판도 늘어나고...전자책 출판도 많아지고... 

 

태평양의 먼지같은 독자/책중독자로서..  이 관심사의 방향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어떻게 흐를지 궁금하다.  갈수록 오래된 것들에 대한 향수가 늘어가는 요즘이지만 AI가 VR이 정말 이 모든것을 대신해줄수 있을지 물음표를 아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짧은 책이지만, 매우 많은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상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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