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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엄마한테 CoDo란

by 알센 2019. 9. 27.

새로운 툴을 사용한다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습관을 바꾸려면, 얼마나 어려운지, 혹은 전화기 하나 바꾸었을때에, 앱의 업데이트가 대폭 이루어졌을 때, 바꾸고 싶지 않은 내마음의 저항감... 와우! 그건 정말 전쟁이다.  작던 크던 그 저항감을 이겨내야만, 뭔가를 바꿀 수 있다. 

뭔가를 바꾸려 할때 혼자하기란 너무 어렵다.  일부, 의지력이 강한 - "독해"라 불리는 - 사람들은 혼자서도 잘 하는 듯 하지만, 흔히 보지는 못했다.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닌쪽에 속해 있고. 

그래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같이 하려고 동호회도 가입하고 카톡 단체방도 만든다.  카톡 단체방에는 다양한 수다가 있다.  그 중에 무엇인가변화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 공지기능, 일정 기능, 게시판 기능, 앨범 기능, 투표 기능, 검색 기능까지....여러각도에서 다양하게 써봤지만, 아쉬움이 남고....수다가 아무래도 첫번째 사용목적이다보니..묻혀버리고...우리의 변화결심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사용하는 앱이라는 강점이 있다.  이거 중요하다.  일단 뭔가 시작해보기는 쉽다.  안되면 말면 되고.  

 

매일 글쓰기와 매일 달리기를 해서, 글도 점점 더 길게 잘 쓰게 되었고, 하프 마라톤도 할수 있게 되었다는 친구가, 친구들의 격려를 받고 같이 하려고 해서 할수 있었다면서 한 앱을 추천해주었다.  이름하여 CoDo - 같이 하자 - 정도 되겠다. - 알고보니 이친구가 만든 앱.  결심하기 좋아하고 변화하기 좋아하고 프로젝트 관리하기 좋아하는, 가사와 육아도 모두 프로젝트화 하는 이친구한테 딱 맞는 앱 같았다.  사용자의 필요성도 잘 알 것 같고. 

 

그래서 나는 매일 글쓰기와 30초 플랭크 하기 두개를 친구들과 같이 하고 있다. 

 

이 앱은 사용하기 진짜 진짜 쉽다.  

- 페이스북과 메일 두가지로 가입할 수 있는데...진정한 게으른 사람은 페이스북이 더 편하다.  클릭/클릭/클릭 만 하면 되고, 이메일은 "이메일 입력" 클릭/클릭을 해야한다.  친구를 초대해서 같이 해야하니, 이멜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 앱이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혼자 사용하려면 앱의 목적이 희미해지니까 망설임없이 이메일들을 입력하길 바란다. 

- 규칙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추가한다.  (보통 주에 몇회를 할 것인지 설정할 수 있었다.  월에 몇회는 시도해보지 않아서 되는지 안되는지 모르겠다.  너무 길어서...습관화될 것 같지도 않고 )

- 같이 할 사람을 초대한다.  아쉽게도 아직은 이메일과 링크 공유 두가지 방법으로만 초대가 가능하다.  근데 이 두가지면 되는 것 같다.  써보면....이게 충분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대다수의 문제점은 써보지도 않고.... 다른 앱에서 본 주소록 기능은 없네? 하고 생각하게 된다.  채팅방에 우리 앞으로 열심히 잘해보자 서로 격려를 하면서 랜덤한 이모지를 마구 날려보자.  이거 아주 이쁘다.  중독성 있음.  

- 한날 체크한다.  전날 것도 깜빡 체크를 안했으면 체크할 수 있다.  새벽 1시에 해놓고선 맨날 전날 날짜로 입력하고 있는 게으른 사람이다.    그리고나서 채팅방에 오늘도 뿌듯한 하루를 보냈음을 공유한다.  

 

휴직과 퇴직으로 연결된 5년간의 일반근로자의 공백기 동안, 성취감을 찾기 위해서, 각종 자원봉사도 해보고.... 매일 삼시세끼 밥도 열심히 해보고 가끔은 집안 청소도 열심히 해보고 하지만, 쉽지가 않았다.   이 앱은 매일매일의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혼자 계획 세우고 혼자 잘해내면 칭찬해보고 해도 늘 뭔가 부족했는데,  자기개발을 위한 일들이지만 - 뭐 세상을 바꾸는 일도 하고싶으면 해도 될 듯 - 좋은 친구들이 오늘도 잘했어! 라고 매일 칭찬해주니 참 좋다.  불규칙적으로 힘들게 보낸 하루를 공유하다가 우리 오늘도 열심히 살았고 참 잘했어..서로 칭찬해주자...라는 이야기를 가끔 동네 엄마들과 한 기억이 나는데,  매일 한번씩 칭찬해주기가 저절로 되니 너무너무 좋다.  다양한 "너무, 매우, 아주, 정말, 많이"의 수식어를 갖다 써도....충분하지 않다.  칭찬받는 느낌이란.   뭔가 맘 맞는 사람만 찾으면 이젠 앱이라도 하나 만들수 있을 것 같은 기분.  그런데 복근은 정말 생기긴 하려나, 글은 더 잘 쓸수 있을까는...아직 크게 느끼는 바는 없다.  작심삼일을 가뿐히 넘겼다는 것도 만족스러운 점이다.  

 

6학년인 아들도 써보고 싶다고 해서, 자기전에 책가방 싸놓기, 1마일 달리기, 30분 책읽기, 피아노 연습 4가지를 넣어주었다.  일단 4가지 모두, 내가 잔소리를 덜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확 좋아지진 않았다.  뭐 거의 안해서..일주일에 3-4회를 목표로 넣긴 했는데, "가서 XXX, 하고 CoDo,에 했다고 체크해야지~~" 하면 "아! 그렇지!" 하는 반응이다.  아직 전화기를 손에 착 붙이고 살지 않아서 - 행아웃/유튜브/게임의 악마적 무한 반복 루틴의 유혹에 너무 취약해서 자주 빼앗아둔다. - 효과가 부족한 듯 하다.  내가 소리지르고 괴물로 변하는 횟수를 줄여줘서 좋다.  확실한 효과가 있다.  핸드폰을 사랑하는 자녀를 두었고, 애들한테 잔소리를 많이 해야하는 부모라면 꼭 시도해보라 하고싶다.   우리아이도 칭찬먹고 자라는 고래인데, 칭찬에 인색했다는 생각이 아주 자주 든다.  좀더 쉬운 목표도 넣어주고, 칭찬도 더 많이 해줘야겠다.   나는 쉬운 목표(30초 플랭크라고 누가 깜놀.  3분도 아니고 30분도 아니고. ㅋㅋ 하지만 쉬어서 좋다.  이제는 1분은 넘기고 있다. )를 해놓고 아들한테는 이상적인 목표를 주었다는 반성이 된다.  

 

단순함을 유지하면서, 계속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팁도 공유해주고, 재미있긴 기능들도 넣어주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 

 

이상, 오늘의 글쓰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