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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창고

긴 주말 즐거운 여행 - Lake Tahoe, Old Sacramento

by 알센 2015. 3. 3.

인텔의 사무실 - 공장도 있다고 한것도 같고 - 이 있는 폴섬에 살고 있는 경화네 집에 다녀왔다. 

레이크타호가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고 해서 타호에 가려고 고마운 이웃이 빌려준 썰매와 체인을 챙겨서 떠났다. 


금요일 밤에는 경화랑 둘이 세시까지 와인 두병을 까마시고 집에 있는 순대, 오징어 - 와인이랑도 먹을만 하던데? - 치즈, 과자 등을 거덜내주고..... - 트레이더조의 저렴하고(4.99$) fruity & easy한 와인도 참 좋았고, 경화가 사둔 조금 더 맛있는 와인도 좋았다.  


아가씨인 친구지만, 아이들의 친이모 못지않게 아껴주고 이해해주고, 다른 문화를 가진 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아이가 고생이 많겠다고 다독여주었다. 


다음날 아침....일어나기도 힘들텐데 새벽부터 뛰어다니는 아들을 데리고 와플을 만들으라고 시켜서.... 승빈이는 너무나 즐거웠었다는.....  느지막히 일어나서 와플로 아침을 먹고 느지막히.... 신라면 블랙 5개를 싸서 타호로 떠났다.  


가는 길에는 눈이 너무 안보여서 아쉬어했었는데.... 비가 오던 것이 슬슬 눈으로 바뀌고 타호 퀸을 타는 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눈이 조금 쌓여있었다.  썰매탈 정도는 아니라고 아이들은 투덜투덜...그러나 우리 모두 컵라면을 아주 맛있게 먹고 아름다운 호수변(이라고 하기엔 해변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에서 갈매기를 배경 삼아 사진도 찍고 갑자기 화창하게 개는 날씨에 기뻐하며 에머랄드 베이 - 에머랄드 빛 물이 있다는 - 로 향했다.  


그런데 가는 길에 또다시 눈보라가 몰아치더니.....양옆 벼랑 같은 위험한길은 도저히 갈 수 없을만큼 길이 엉망이 되었다.  눈보라 속에 차를 돌려 나오다가 조금 공간이 있어 보이는데가 있길래...엄청난 눈보라 속에서 잠시동안 썰매를 탔다.  아이들은 부츠는 없었지만 양말 위에 비닐을 하나씩 씌우고 운동화를 신겨서 괜찮았지만..아빠 엄마는 왠 고생.... 강아지들처럼 썰매를 끌고 달려다녔다는.... ...눈.보.라.속에.......말이지.   오분? 십분?  그사이에도 차에는 눈이 마구 쌓일만큼 쏟아지는 눈.....  경화는 은근 티나게 걱정을 해대고.... 즐거움 속에 살짝쿵 걱정도 되는 시간이었다. 


썰매를 챙겨넣고 조금 가다보니....체인을 걸으라고 한다.  헐..말로만 듣던..체인 없이는 지나갈 수 없는 그런 구간이구나.....  예전에 다른 친구가 체인을 잘못 걸어 체인이 풀려 차에 각종 센서들이 망가졌다는 경화 말에 돈이 조금 아까운 듯 하긴 했지만..30불 주고 야광색 옷입은 아저씨들한테 해달라고 했다.  아..체인케이스 속의 매뉴얼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고...  차를 앞으로 조금 갓다가 뒤로 조금 갔다가 핸들을 이쪽 끝으로 돌렸따 저쪽 끝으로 돌렸다가.....그러나 전문가답게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이 와중에 씽씽 달리는 4*4 차들이 부러웠다.  그러나 누구도 우리더러 늦게 간다고 빵빵거리거나 전조등을 켜거나 뭐라하지 않았다.  길 중간중간에는 체인이 풀린 듯한 차들이 다시 매느라 고생하고 있었다.  타호에서 멀어질수록 눈도 멎고 길도 점점 조아지기 시작했다.  체인을 푸는 곳을 사악 지나쳐버리고 그 바로 앞에서 차들이 씽씽 달리는데...남편이랑 경화랑 체인을 열심히 풀기 시작했다.  나는 차를 앞으로 뒤로 빼주었고... 공대녀답게 너무 신나라 하는 내 친구.    약간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20불을 아끼고 체인을 무사히 잘 풀고..체인을 풀고 나니, 거짓말처럼.... 잠시 후 녹색 나무들이 나타났다.  헐..... 


와중에 조수석에서 넘치는 눈꽃들을 보며 연신 탄성을 질러대는 나는 사진도 엊다 쓸지 알수 없지만 엄청나게 찍어냈고.. - 카카오스토리에 올려놓으니 누가 트와일라잇에서 보던 바로 그런 숲이라고..맞다... 딱 그랬다.  - 128기가나 되는.... 이렇게 마구 찍어대도 아직도 100기가가 남아있는 아이폰6가 뿌듯하기만 했다.  


컵라면 하나 먹고 스릴 넘치게 눈길을 달려 돌아온 우리는 배가 무척 고팠고 경화는 스테이크 그릴을 자랑스럽게 꺼내놓으며...남편한테 구우라고....사실은 자기도 처음 해보는거라고... -_-;;;;;  

그릴 초보에서 스테이크를 맡겨 놓고 합류한 경화의 동네 친구 여진씨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맥주도 마시며.....스테이크랑 새우구이랑...옥수수 구이..감자 구이....아 스테이크 그릴 너무너무 좋다!!!! 좋은 고기를 산거냐...이 끼니 이후로 계속해서 작은 애는 고기고기...를 외쳐대고 있다.  


처음 보는 친구였지만...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게임을 하도록 놔두는 부모라는 점에서 무척 유익한 시간이었다.  덕분에 승빈이는 오매불망하던 엑스박스와 스카이랜더를 득템할 수 있었다. - 반은 승빈이 용돈 투척 - 게임의 순기능들에 대해서 다양한 논리들을 펼치고 옆에서 박수 및 맞장구를 쳐주던 경화...  아이들은 간만에 보는 또봇에 빠져....다들 조용...했고..  


일요일도 역시 우리는 게으르게 일어났다.  쉐프 리는 이번에는 팬케이크에 도전했고 그럭저럭 맛있게 팬케이크를 구워냈다.  어제 남은 구황작물을 일어나자 마자 열심히 먹은 나... 고기만 찾는 둘째...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이번엔 올드 세크라멘토를 들러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한번도 안가봐서 따라나섰다는 경화는 너무 신나했고, 물론 우리 가족도 모두 신났다.  누구의 도너츠 집에서 갓 구운 미니링도너츠를 먹은 것도 맛있었고 - 비싼 외식 가격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9개에 4달러와 아낌없이 샘플을 제공하는 이 도너츠집은 너무 착한 듯 했다.  아이들의 참새방앗간이었던 그곳.  사진이라도 찍어둘껄. 

캔디스 해븐은 샘플로 아이들을 꼬셔대지만 들어가보니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았다.  서부시대 금 찾으러 왔던 의미를 기리며 만들어 놓은 골드색의 타워 브릿지도 화창한 날씨에 보니 엄청 멋있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안개가 자욱해서 별로였었는데.  


근처에 있다는 아메리캍 리버 근처의 강변이지만 저렴한 멕시칸 레스토랑 Chevys에서 화이타, 라이브 구아카몰, 퀘사딜라, 타코, 마가리타를 쨍쨍내리는 햇볕과 함께 먹으며... 여유를 만끽했다.   코스트코 문닫을까봐 노심초사 하는 아드님을 데리고 가까운데  있는 코스트코에 가서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엑스박스와 스카이랜더를 샀다.  비 나이스 하기로 하기로..몇번씩 다짐을 받고 - 다짐만 한다고 금방 되면..사람이 아니지... 어른들도 결심해도 작심삼일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 경화를 데려다 주고 코리아나 플라자에 들러 쌀과 몇가지 반찬들을 사고 돌아왔다.    코리아나 플라자는 완전 한인마트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없는거 없이 다 있고 가게 점원들이나 손님들도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것이 새로웠다.  그런데 맛있어 보이는게 왜이리 많던지...밑반찬도 사고 금욜밤에 먹은 순대도 사고.....천하장사 소세지도 사고 돌아왔따. 


긴 글이 되었지만.... - 사진도 없이...소회도 별로 없이 말이다. -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모든 경험이 새로웠던...새로운 장소..새로운 음식.....  남편 말처럼 주말이면 미쿡에 와있다는게 보람스러운 시간들 중 유난히 더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이모 껌딱지인 아이들에게 미쿡 이모가 되어준 고마운 친구. 완전 개구장이들인데 귀엽게 봐주고 듬뿍 사랑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자주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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