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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창고

대관령 삼양 목장 - 한국의 알프스

by 알센 2010. 8. 22.
양양에서 꽤 가야 하는 것 같아서 처음 계획에는 안넣었다가
갑작스레 방문한 승빈이 이모, 삼촌이 가자고 해서 겸사겸사 가게되었다.
거리는 100키로미터도 안되는데 대관령 꼬불꼬불 고개를 넘어 가려니 시간은 2시간 가까이 걸린다는 곳.
네비에는 그랬지만 한시간 반정도 걸린듯하다.

양뗴를 갈까 삼양 목장엘 갈까.....삼양목장에도 양떼도 있다 하고 풍차들이 꽤 멋지다는 동생의 의견에 따라
입장료도 더 비싸니 왠지 먼가 더 있을 것 같은 삼양 목장으로 향했다.
양떼를 못보면 양떼목장에도 다시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젖소떼, 양떼, 타조까지 실컷 봐서....양뗴 목장은 생략하고 돌아왔다.

전망대까지는 셔틀을 타고 간다.  겨울에는 셔틀 운행 대신 개인 승용차로 간다고 한다.
눈도 잘 치워놓아서 빙판빌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덜 와서 그런것일까?
입구에 안내판에는 전망대에 안개가 자욱하여 보이는 것이 없으니 나중에 환불 안된다고 다음 기회에 방문하시라고 써있었지만, 이 멀리까지 언제 또 온단 말인가..... 안개라도 구경하리...그냥 고고씽했다.
전망대까지 셔틀타고 20분.  셔틀에서 나오는 안내방송이 꽤 쓸만하여.....맘에 들었다.
9-10월에 방문하면 꽃도 많이 피어 있다고 하니 그때되어 못가본 승빈이 아빠 델고 한번 더 가볼까 싶다.

셔틀 버스안의 자연 조명..  덜렁이 엄마가 여름잠바를 꺼내놓고 짐싸는데 안챙긴 덕분에..
산쵸 패션을 자랑하게 되었다. 
썬글라스 마저도 차에 놓고 내려.......저 위에 눈부신 해발 1140미터 고지에서 아이는 계속 인상을 쓰고 있어야 했다.
미안, 아들...

안개가 자욱한 전망대이다.  울타리를 납고 서면 바다쪽인지 산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전망대에서 망아지처럼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
혼자 온 아이 같다. ㅋㅋ

풍차가 꽤 많다.  50대 넘게였나? 아빠가 세본 중턱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곳에서는 30개 남짓도 보인다고 한다.
알프스와 비슷한 나무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파란 하늘, 초록색 고원나무들..풍차...하얀 안개까지 엄청 멋진 풍경이었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동해바다까지도 보인다고 하는데..다음번 방문 때에는 안개가 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려가는 일은 날씨가 어찌나 화창한지 더워 죽는 줄 알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도 있지만, 젖소랑 양을 구경하기 위해 연애소설 나무부터 3구간, 4구간은 걸어서 내려왔다. 종종 힘들다고 투덜거리긴 했지만 승빈이도 대부분은 스스로 걸어서 내려오고 일부는 할머니가 업고..삼촌이 안아주고 해서 왔다.  시종일관 웃는 아들 얼굴을 보니....사진만 봐도 이곳은 참 좋은 것 같다.

젖소들을 봤다.  긴 풀들을 골라서 줬는데.....이녀석 손톱만한 풀을 들고도..소야 먹어라~~ 하고 부른다.
고추잠자리 한마리 잡아주니 절대 안잡겠다고 무섭다고 도망가면서 커다란 동물은 왜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지 신기한 녀석이다.  하긴 제주도에선 타조가 나한테 온다고 안아주까? 했다고도 하니....

양은 더럽다 더럽다 하더니 절망 지지했다. -_-;
목욜을 안해서 그런거라 알려줬다.
게다가..정말 더우라고 그런 것인지 왜그리도 몇마리씩 딱딱 붙어있는지...
젖소보다는 풀을 덜 받아먹었다. 중간에 한마리가 "매애애애!!" 하고 고함을 질러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도 하고

마지막 구간은 셔틀을 타고 왔다.
입구에서 대관령 고원우유를 몇팩 사 마시고, 삼양라면 컵라면과 금방 싸서 파는 김밥을 맛있게 사먹고
꽤나 만족도 높은 구경을 했다.

호주에서 양 목장에서 털 깍는거 구경하고 뱃속에 새끼를 넣고 다니는 캥거루와 코알라는 보고 무슨 차를 마시는 것도 괜찮았지만 대관령 목장은 결코 그 못지 않은 기분 좋은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다음엔 선선한 가을에 꽃구경도 하면서 솔솔 부는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걸어 내려와야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쇠고기를 먹으러 대관령 한우타운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