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 필 도란 지음, 노진선 옮김/푸른숲 |
아무런 배경 없이 로마와 나폴리의 겉모습만을 보았을 때 그곳은 꽤 실망스러웠는데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으면서 밀라노였나 피렌체였나.. 그곳의 두오모에 꼭 가봐야 할 것 만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부서진 건물들을 돈주고 구경해야 한다고 투덜거린 포로로마노에 옛 건물들과 토가를 입고 토론을 즐기고 있는 로마인들 모습이 상상될 것 같아서 다시 가봐야 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토스카나에 가서 아주 식당에나 가서 무진장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 우는 남자들의 모습을 봐야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이름들도 어렵고 내용도 참 산만하다 싶었는데 이책은 스토리 보다는 바람의 화원에 나오는 김홍도나 신윤복이 저자거리를 보면서 그림으로 그려내듯이 책을 쓴것 같다. 책 표지에 중요한 것들이 다 나오기도 한다. 토스카나..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시장(Mayer)도 있고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도로들도 그대로 사용되고 동네 사람들 모두가 가족이나 친척같은 분위기의 마을이다. 사람들은 짜증날 정도로 남의 일에 간섭하기 좋아하고 감정을 있는대로 다 표출하고 살고 느려 터져서 저녁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가면 점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카푸치노를 먹으면서 주문 받을 생각도 안하는 그런 사람들이 이탈리아 사람들이라고 한다. 원래 작가는 헐리우드의 나름 인기있는 작가로서 스트레스 가득한 생활을 하면서 미국식 누릴 것들을 다 누리고 살다가 첨에는 이런 이탈리아의 느려터진 사람들과 운전할때만 갑자기 성급한 사람들로 변신을 해버리는 것과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되는게 아니고 감정에 호소해야만 일이 해결되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어 하다가 점점 자기 내면의 이탈리아 인을 발견하고 동화가 되어가는 내용이다. 인상적인 것들이 참 많은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내용은 대충 생략하도록 하고 세달쯤 전에 본 맘마미아와 연결이 되는 책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을 배제하고 일해야 프로페셔널답다는 어이없는 가정하에 소셜 스마일로 무장하고 친절한 서책으로 살아가는 요즘......나도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감정을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탈리아에 가서 살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너무너무 맛있을 것 같은 뜻도 모를 이탈리안 요리들을 상상하며 새벽까지 침을 꼴딱 삼킨 책이었다. 매일매일 그저 회사생활에 찌들어 있는 직장인들한테 휴가가기 전에 읽어보라고 강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자각을 해야 할 때 읽어보라고 초강추. 아 그리고 혹시 부부사이가 권태기인가 싶을 때도 추천. 하고 싶다. 아, 그리고 작가 필 도란은 어린시절 다소 열광하며 보았던 캐빈은 12살 시리즈의 작가이기도 하다. 비록 통역되고 번역된 말들이긴 하지만 캐빈은 12살의 캐빈과 이 작가의 말투와 분위기는 일관성 있게 비슷하다. |
http://arsene77.tistory.com2008-12-31T00:26: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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