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승빈이 창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by 알센 2008. 12. 22.

우리집에선 무척 드문편인 엄마랑 승빈이랑 둘만의 데이트 시간이 어제 오후 몇시간 있었다.  낮잠을 자야 하는데 잠을 자지 않아서 침대에 눕히니 자꾸 내려가려고 하여 - 요즘은 바닥에서 둥굴거리면서 자는걸 좋아라한다. - 거실에 와서 놀이방매트에서 그냥 누워버렸다.  종종 엄마가 먼저 이불 둘둘 말고 자는 것 같으면 엄마 주변으로 장난감도 만지작거리고 책도 만지작 거리고 어질러 놓기를 하다가 품으로 파고 들면서 재우기에 성공한 적이 있었고 또 이렇게 낮잠을 재우는 것은 쉽기도 하거니와 기분도 참 좋다.  나의 품을 찾아와서 잠이 드는 녀석.

그런에 어제는 영 졸리지 않았나보다.  간만에 엄마랑 하는 데이트가 좋았던지 그래서 이불도 안들고 나왔고 해서 읽다만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을 누워서 읽고 있었더니 엊그제 산 책꽂이 앞에서 논다.  바닥이 차가울까 살짝 염려가 되었지만 뭐 여자애도 아니고 또 중앙난방으로 보일러도 간간히 들어오는데 크게 차진 않을 것 같기도 하고..거기 앉아서 책꽂이 안에 있는 책들은 죄다 꺼내서 바닥에 펼쳐 놓더니 또 엄마 품에 와서 파고든다.  뿌듯해하며 엉덩이를 토닥거려줬지만, 역시나 잠이 안오는지 또 일어나서 책꽂이를 뒤지러 간다.  그 바닥에 편안하게 주저 앉아서 책을 펼쳐 보고 있는 모습이라니.  아~~ 상상만 해도 뿌듯하고 너무 귀엽다. - 일단 애기는 모든 행동이 다 귀여울 수 밖에 없는게...길이가 무척 짧아서인것 같다.  좀더 통통하면 더더더더더 귀여울 것 같다.

쿠리님 블로그에서 엄마가 책을 계속 읽었더니 책을 안 좋아하는 줄 알았던 아이가 갑자기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버렸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회사에 많은 남자들과 그런 남자들과 똑같은 평범한 남자인 우리 남편은 애랑 십수분, 이십분 번쩍번쩍 안아도 주고 놀아도 주고 하면 별로 할게 없다고 TV를 켠다.  그럼 아이와 남편이 참 닮은 꼴처럼 티비에 푸욱 빠진다.  늦은밤 남편한테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면서 만화책이라도 좀 보라고 했다.  애보기 어렵지 않다고. 

사실 애가 책보는 것은 정말 쉬운 일 같다.  남편이 책 보기가 어렵지. - 남편 미안..하지만 자극적인 미드와 영화들과 보고 싶은 것만 골라보면 되고 매일매일 새로운 자극거리로 가득한 인터넷 신문들에 완전히 중독이 되어버린 남편을 따분한 글자들과 풍부한 상상력을 요구하는 책과 다시 친해지기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 엊그제 어머님은 초등학교 때인지 중학교 때인지 까지는 남편이 밥 먹을 때도 책만 볼 정도로 책을 좋아했었다고 하지만, 상상히 안간다.  사실 연애 초기에도 밤새 책도 빌려다 보고 했다고 하였는데...그 남편은 어디 간걸까???

조금 더 커서 밖에서 공도 차고 자전거도 타고 뜀박질도 하고 놀게 되면 앉아서 책만 읽고 컴퓨터만 하는 것보다 밖에서 활동도 많이 시켜야겠지만, 사실 그것도 걱정이다.  우리 둘다 운동과 활발함과 친하지 않기 때문에..그나마 상대적으로 좀 나은 여행이라는 이름하에 사진찍으러 돌아다니는 활동성이라도 열심히 보여야겠다.  우리도 좋아하는 운동하나 만들어야 하는데....싶다.  건강도 그렇고.

아이들은 정말 여러가지로 어른들의 부모들의 스승인 것 같다.  내 아이가 이렇게 크기를 바란다면 늦었다 생각하지말고 하기싫고 쉽게 시작되지 않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뭐 그런 일중에는 책읽기나 운동이나 어학공부나 등등이 있다.  블로그에까지 써 보면서 또 한번 의지를 다 잡아 보지만??  잘 할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