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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빈이 창고

유치원에서의 하루를 듣는 재미

by 알센 2011. 3. 10.
처음으로 단체생활을 시작한 아이.  선생님 말처럼 예민한 아이답게 - 얘는 완전 친해지기 전엔 말을 잘 안한다. 문화센터에서도 애가 말을 못하는줄알다가 어느날 말문을 열면 엄청난 수다실력에 깜짝들 놀란다고 하더라. - 아침마다 안가겠다고 가기싫다고 하고 자기전에도 몇일째 가기 싫다고 운다. 그러나 막상 대문을 나서면 살짝 신나보인다. 

어제부터 할머니에서 엄마로 셔틀 마중나가는 사람을 바꿔보았다.  엄마 손잡고 가고싶대서.
명찰이 없다고 못간다고 우기던 어제, 셔틀 선생님을 보고는 "선생님한테 명찰 없다고 자랑해야지." 라고 한다.  명찰이 없는건 자랑이 아니란다 얘야.

어제, 오늘 내려서 엄마가 기다리니 무척 반가운 듯하다.  내리자마자 추워서 모자를 폭 덮어써더니 잘 들리지도 않는데 뭐했다고 조잘거리기 시작한다. 끝도 없다.  집에까지 가느 내내 얙하고 자기 전에 또 한참 썰을 풀어 놓는다.  겹치는 얘기도 없다.  정말 다 있었던 일은 맞는지 각색이 되기도 하는지.....궁금하다.
선생님과 대화를 해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편견 없는 아이의 눈높이로 각색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친구들한테 이름좀 물어보라고 했더니 매일 친구들 이름을 한둘씩 알아온다.
첫날은 정지우가 좋다고 집에 오라고 했다더니 다음날은 박규민도있다고 하고 그 다음날은 박민규라고도 했다고 - 알고보니 규민이였음. - 오늘은 우성이란 친구이름을 알아왔다고 한다.
수영 적응반에선 친구한테 손잡자고 했는데 친구가 손을 안잡아준다고 울더니 오늘은 손잡자고 했는데 친구가 손을 잡아주더라고...그래서 좋았어. 라고 한다.

월요일엔가는 친구 장난감 갖고 노는 것을 엉망으로 하고 장난감도 던지고 해서 선생님한테 혼났다고도 하고 그담날은 여자친구 장난감을 밟아서 "야~ 밟지마~"라고 친구가 말했다고도한다.  무슨 이야기든 너무 신나하면서 얘기한다.

승빈이의 기분은 크게 세가지 상태가 있는데 - 작게는 훨씬 많다. - 첫번쨰는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인데 그럴땐 정말 감당하기 힘들다.  계속 방방 뛰어다니고 소리지르면서 얘기를 하고 얘기 중간중간에 악도 한번씩 질러주고 입은 귀에 걸려서 너무 신나한다.  두번째는 조곤조곤 귀여운 수다쟁이 모드이다.  유치원 갔다온 이야기 할떄가 그 분위기다. 유치원에서도 비슷하게 노는 것 같다.  애교 많은 말투로 - 누굴 닮은 애교인지 집안의 수수께끼다 - 끝도 없이 떠든다.  듣고있노라면 참 행복하다.  그 이야기를 다시 퇴근한 애아빠한테 전하기도 바쁘고 가끔은 카카오톡으로 그때그떄 전하기도 하지만 직접 말하는 것을 듣는것과는 완전다른.....  마지막으로 시무룩 모드가 있다.  처음 아가가 집에 온 날 같은 경우 말수도 적고 표정도 시무룩하다.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지만 어쩌다 보이면 안스럽다. 그리고 번외편으로 졸리는 모드가 있다.  눈이 스르르 감기고....눈이 돌아가기도 하고...애가 픽픽 쓰러지고....아무데나 걸려 넘어지고 아무거나 던지고....이럴때는 무조건 재워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바로 안재우면 물도 마구 엎고..여러가지로 피곤해진다. 애가 다칠수도 있을 것 같고.

암튼 유치원에 다니니 다양하게 들을 얘기가 많아서 참 좋다.
"집에 오기 전에는 영어를 하더라고~"
"오늘은 수영은 안하고 수영장에서 사진만 찍더라고 " - 정말 안했는지 알수 없다. 벽집고 걷기...이런거는 수영 안한걸로 치더라고.
"내가~ 아쿠아리움에서 산거라고 햇더니 친구도 나도 아빠한테 사달라고 해야겠다고 했어"등등.

아이는 매일 가기싫어 죽을라 하고 할아버지는 아이가 너무 싫어하는 것 같다고 걱정이 태산인데....나는 여러가지 이유로 너무 좋다.....하하.....
내일은 또어떤 일이 있을까? 호호할머니 이야기보다 더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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