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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창고

생일축하해

by 알센 2019. 9. 13.

오늘은 아들의 만 12살 생일이다.  Pre-teen이라고 하는 그때에 공식적으로 들어섰다.   그래서 그런지 날잡아서 아침부터 엄마의 참을성에 도전장을 퓩퓩퓩 날려주신다. 진짜 그렇다..퓩퓩퓩...이래도 엄마 참을수 있겠어?  나 그런데 생일이야.... 애 낳느라고 고생한 사람은 나거든....아.... 사실 애기도 태어나느라 고생이 많다.  그때 심박수 떨어진다고 호흡 잘하라고 간호사한테 여러번 야단 맞았으니, 아들도 힘들었을게 느껴지진 한다.  이런...... 오지랍스런 공감능력.....정신건강에 도움 안된다. -_-;; 사회생활에도 묘하게 적만 만들고 다니는 듯. 

 

제목과 무관한 글 쓰기가 특기지만, 오늘은 더 심하다.  애 낳느라 고생해서 그렇다. 그러니까.... 아무도 딴지걸지 말자.  뭐 읽는 사람이 있어야 딴지를 걸지. 

 

나도 아들도....짜증이 넘쳐난다.  나는 삭히느라 더 키우는 것도 같고...아들은 호르몬 탓이라 치자.  호르몬 탓일거야... 해맑은 함박미소밖에 없던 세살때를 생각해보면...호르몬 말고 뭐가 문제겠어?  미친듯이 짜증낼때는....내가 뭘 잘못키웠나 싶기도 하다.  그치만, 진심 반 이상은 타고나는 거라고 보인다.  아..이유가 없다 없어.  예술성/창의성이 문제라고 치자.  그럴 것이다.  예술가들...평범하지 않잖아 원래?  

 

그놈의 예술 안한지도 정말 오래되었다.  책도 안 읽고 그림도 안그리고 만들기도 안한다.  마이클스만큼 재료를 많이 갖고 있는 우리집인데...재고가 줄질 않는다.  이제 그냥 다 버릴때가 되었나보다.   정리정돈 힘든애가....학교 잘 다니는 것도 기특하다고....오지랍 넓게 공감해주고 있다.  이래도 되는걸까....하는 생각이 들때도...자주 있지만....  

 

나는 어릴때 책을 좋아했다.  전집 사주면 하루이틀, 이삼일에 다 읽고.... 몇일 있다 한번 더 다 읽고 남의집 가면..애들 수다떨고 노는데 그집에 있는 책을 읽고 있었던 기억이....갑자기 난다.  이정도 책벌레였는지 몰랐는데??  새삼.  사실..그냥 어느 한 장면이지 매번 그랬지는 않다.  그때는 수다거리가 떨어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자주 떨어진다.  아....여러모로 자괴감.  아 근데...책 진짜 많이 읽던 나는....글짓기를 그닥 잘하지 못했고....책이라고는 한자도 보지 않는 것 같던 막내는 - 물론 지금은 각종 소설/에세이류의 책들 엄청 많이 읽어댄다.  - 글짓기를 엄청 잘했었다.  그래서, 책과 글쓰기는 다소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근데...애들 키우면서 보니...그래도 보험들어두듯이...책이라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싶다.  뭐 세상의 많은 간접경험과 지식과 재미가 거기 쏙쏙 들어있지 않나??  

 

이리저리 많이도 샌다. 

 

오늘 인내심 한계도전의 만렙미션은..... 내일의 슬립오버를 위해 오늘은 진짜 많이 자겠다고 말갖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데...그래, 생일이니...학교 숙제만 했으면 넘어가자...피아노 연습과 독서 따위는.....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8시에 자라고 집어 넣었는데.... 9시에 동생이 게임하는 이상한 소리 떄문에 짜증나 죽겠다고 나오더니.. 9시 반이 되어도 잠이 안온다고....개짜증을 내면서 운다.  

아...무섭다..호르몬...사춘기.....  엄마한테 혼나서 우는 것도 아니고 잠이 안온다고 울고....사실 우리애들은 고맙게도 잠을 잘잔다.  어릴때에는...혹은 몇년전 까지는......잠이 안온다...............싶으면 10-20분 있다 잠드는 거였다.  사실 머리만 대면 어디서라도 자는게 나다.  애기때는 안그랬다는데 우리애들은 애기때부터 그랬다.  근데 오늘 잠이 안오니 - 8시부터 들어갔는데....원래 잠도 많지 않은애가 잠이 올리가 없잖아!!!!! - 매일 잠이 안왔다면서....서럽게 짜증을 내면서 꽥꽥거리면서 우는거다.  아 이럴때면...타운하우스를 산게 후회스럽다.  옆집에서 뭐라 생각할까..신고하진 않겠지.. -_-;;    나는 정말 억울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민폐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말라고도 안햇는데..하고싶은대로 다 해줘서 개까증인것인가??   

 

울고싶은 사람은 나였지만..오늘도 꾹꾹 눌러가며.......그렇게 잠이 안오면 성경책이나 읽으라고... 계속 잠이 안오면 성경책 다 읽어서 나쁠거 없고.... 사실 엄청 잠오는 책이라 금방 잠들거라고...... 근데 그딴건 시도도 하기 싫은거다.  계속....잠 안온다고 투정만 부리다가.... 10시 넘어서... 대충 잠이 들었다.   

 

아....나 오늘 진짜..짜증 폭발하는것을 재웠다.  이렇게.....짜증들 마구 쑤셔넣고 살아도 되는걸까.  자 그럼 나는 왜 짜증을 참고 사는것일까?  남편 말대로 짜증을 확...낼 것이지...  내가 100번을 참지는 못한다.  20번은 내는 것 같다.  80번은 참고...  이유는...단 하나..나보다 더 짜증내는 꼴을 보기 싫어서.....게다가..아이의 마음에 앙금만 남는다.  엄마가 화내고 짜증내고 혼내는 이유는 기억하지 못하고..반성하지도 않고..그저 서운함만이 남는다... 내 기분은 풀어질까?  자괴감이 더 든다.  아..이러려고 엄마한거 아닌데.  하지만 짜증을 참으면, 와..나 진짜 잘했네..덕분에 아들이랑 사이좋음 레벨이 유지될 수 있었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애 스포일하는 엄마 아니다.  하지만, 짜증/화/때리는 것이 애한테 도움이 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성인이 아니어서 힘들지만.....나라니까 참을수 있다 생각하고... "짜증" "화"를 최대한 뺀 말투로 - 백퍼 빠질리는 없지만 -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이성적으로..합리적으로..냉철하게.... 파하하하!!!!

그리고 20%의 짜증을 내는 빈도에 200%의 강도를 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흠....그래도 곱해봐야 40%가 되니까..... 잘했다고.칭찬해주자..나도 칭찬이 필요하다.  아이 말고 나도.... 누가 안해주면..내가라도 많이 많이 하자.  그렇다. 

 

승빈이는 열두살.... 시즌1, 에피소드1이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 거한 슬립오버 생일파티로.  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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