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창고/내 책꽂이

나에게 일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세부적인 고민거리들을 주는 고마운 책

by 알센 2015. 4. 8.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 10점
제현주 지음/어크로스
현주의 책을 읽으면서.  
휴가지에서 읽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비행기안에 읽어줘야겠다.  

일이란 무슨 의미인지.  
알랭 드 보통이 생각난다. 그만큼 잘 썼다.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지만.  

돈벌이로의 일과 잉여일로의 일에 대한 모순되는 토론이 계속된다.  균형을 잡기위한 노력들. 그리고 돈벌이가 되지 않아도 하고싶은 일을 부업으로 하는 사람들.  늘 꿈꾸고 있지만 게으름의 벽에 부딪혀 시도도 하지 않는달까.   

내가 늘 하는 고민들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고 누구나 똑같이 하는 고민이구나하는데서 위안이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는 일이 언제나 재미있었으니 ㅡ 자의로 선택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음에도 ㅡ 상당한 행운아 축에 속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의 너는 그것밖에 못버니....혹은 내 스스로 나보가 많이 벌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는데서 생기는 불편함과 불쾌함으로 충분히 행운아의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듯.  

잊고 있었던 회사생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대기업 안에서 맘맞는 사람들과 술먹을때마다 이런게 싫어 저런게 싫어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적응하고 저절로 몸에 밴 습관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의 성과를 위해... 내가 리더일때 내가 통제할수 없는 사람들 나랑 맞지 않는 사람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결국 내보내는 모습에 깜짝깜짝 놀라던일.   일과 놀이가 진심 일치하는 회사들이 있다는데 알수 없는 설레임...  가사와 육아도 중요한 일 ㅡ 특히나 현재의 돈벌이와 미래의 돈벌이를 위한 ㅡ 이란 생각...    간만에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성실하고 뭐든 열심히 하고 잠시 같은 동아리였다가 다른 동아리로 옮기기도 해서 학교다닐때는 그리 친하지 못했던 작가가 이렇게 공감절절한 생각들을 갖고 있다니.   더 친하게 지낼걸 그랬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ㅡ 코딱지만한 학교라서 우리는 그래도 나와서 모두 반갑다만.  


ㅡ 솔까말... 친구들이 너무 훌륭해서 알수없는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만.  ㅡ


문득문득 생각나는 일터의 기억의 조각들.  위너 테익스 올이란 말과 그래도 크기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했지만 나의 조직은 위너가 되었고 테익스 올 했다.  그 중심의 큰부분에 내가 참여했었다는 것은 그냥 다음에 새로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힘이 되는 것 그이상의 의미를 지니지는 않는 것 같다.  아쉽게도...... 나는 많은 이들이 박수칠때 - 박수였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이걸 놔두고 어찌 가냐고들 할 때 - 떠났다.  하지만 예상대로 역시 아무도 찾지 않는다 ^^.  나없이도 모든 것은 잘 굴러간다.   그게 기업이고 대기업이란다. 원래부터 포지션의 이름이 "나"는 아니었으니까 누구의 공백도 대체가 가능하다는….  참 맞는 얘기란 말이지..

멕시코에서 호사를 누리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는 지금... 그때 떠나지 않을 이유가 있었을까 싶지만 또다른 불확실성으로 옮기는 건 나로선 엄청엄청 큰 용기였다.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큰 선택이자 기회겠지라는 생각이긴 했지만 나는 퇴직이 아닌 휴직을 택했고 그리 큰 무모함은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남들이 정한 가치와 산업사회가 만든 가치가 아닌 내안에서 의미를 부여한 가치를 찾는게 쉽진 않겠지만. 그런 노력들은 항상 해야할 것 같다.  ㅡ 근래는 이전보다 더 모든게 시간이 부족하고 자고싶은만큼 자야하는 게으름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든다고 누누히 생각하고 살지만.  

뒷부분은 길게는 아니지만 협동조합이라는 다른 형태의 기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조금 상세히 해줘서 좋다. 대략적으로는 이해가 된 듯.   가장 중요한 차이는 주주의 이익의 회사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  
현주도 말하고 있다.  정말 바쁘게 일할때는 이런 고민조차 할 시간이 없었다고. 그런데 문득 여유가 생기니 고민들을 해보다 그만두게 되었다는.   다소 한가한 프로젝트를 할 때 이력서를 수정하고 있던 생각도 나더라는.    가사와 육아는 바쁘다.  하지만 납기와 성과가 정해져 있지 않은 한편으로는 루틴한 일이다.  익숙해지면 여유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가사와 육아만으로도 끝없이 바쁠수도 있다.  어느 중간 지점에서 모처럼 생긴 나와 가족만을 바라볼수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내안의 하고싶은 것과...돈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정말 평생할 일은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해야겠다.  가사와 육아도 애들 다 키우면 끝이고 애들이 엄마랑 놀고싶지도 않고 엄마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 때도 15년 회사생활에 덧없이 지나갔고 아이둘 생긴 11년의 결혼생활을 볼 때 얼마 안남았다는 것이지.     


Sf giants 채널을 보다가 팀 사진사를 보니...문득 어릴때 아빠가 쓰라고 줬던 수동식 카메라로도 인화하기에 충분한 그럭저럭 사진을 찍어냈지만 뭔가 더 하고 싶다고 생각한적이 없었는데 패런트후드에 행크나 맥스는 정말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른 것이겠지만 돌이켜보면 뭐든 재미있었지만 뭐든 평균 이상의 수준보다 더하고파하지도 않은 것 같다.  내가 다른 모든 일을 포기하고 한가지에만 뭐 아니면 두가지라도 미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인지 의문스러워진다.  그냥 날때부터 산업사회에 어울리는 사람이었을지도......   

답은 어디 있을까.  


자꾸 덧붙여 쓰는데도 ㅡㅡ. 다시 읽어봐도 ㅡㅡ 스무살때 쓰던 글들과 다른 느낌이 들질 않는단 말이지...... ㅋㅋ 
http://arsene77.tistory.com2015-04-07T20:52:080.31010


'책 창고 > 내 책꽂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Number the Stars  (0) 2019.09.25
아웃사이더  (0) 2019.09.17
결과보단 과정, 그저 묵묵히 바라는 것 없이..  (0) 2014.07.19
가족에 대해 생각해본다...  (0) 2014.07.19
일,사랑,놀이,연대...??  (0) 201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