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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창고

홍차오 공항에서 소주 가기

by 알센 2009. 10. 20.
공항에서 가는 건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용감한 생각.
중국여행에 가장 큰 예상과 각오는 "아무도 영어를 못한다"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말안통하는데서 돌아다닐 자신 없으면 그냥 안가야 한다.

홍차오공항은 생각보다 작았고 - 김포보다 작은 듯 한데...사실 공항 규모는 안에서는 잘 몰르는 거라서..
짐이 없어서 그런지 매우 금방 나올 수 있었다.
<버스타는데서 본 홍차오 공항 모습>

1층에 4번 출구로 나와서 가다보면 맥도날드 보이고 거기서 맥도날드 왼쪽 좁은 길로 가면
버스들 세워놓은 대형주차장이 나온다는 인터넷의 설명이 없었다면
과연 찾아갔을까 싶다.

대형 주차장은 한국에 시단위보다 좀 작은 동네. 옥천읍에 있는 시외버스 정류장쯤 되겠다
너무 작아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
<이게 버스 터미널(?)>

공항에서 시외버스 타고 소주 갈때 결론부터 말하면
시간은 1시간 반이라고 써있지만 차가 제때 안오니 2-3시간은 일단 예상해야 하고
내리는데 안내가 안나오니 사람들 많이 내리는데서 따라 내리고
택시타고 원하는데로 가는게 젤 나은 것 같다.

(그런 블로그에 글도 봤었는데...남편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날 생각을 하다니 -_-)
시외버스 : 53위엔, 택시비는 멀어봐야 30위엔쯤 나올 것이다.

택시타고 상해역에 가서 소주역으로 가는 방법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
상해역에서 소주역에 가는 D열차 좌석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그부분이 문제다.
택시타고 비교적 공항에서 가까운 지하철역에 가서 상해역으로 가면
갈아타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될 수 있을 듯.
(D열차 없다고 딴 열차는 절대 타면 안된다.  언제 목적지에 갈 수 있을지 장담 못한다.)
상해역까지 택시비 : 미터기 안끊은 네고형 바가지형 택시 90위엔, 기차 : D-26위엔
소주 기차역에서 관광지 목적지 : 10위엔 -기본요금, 내가 묵었던 신시가지 : 30위엔.


다시 소주 가는 내 경험으로 돌아와서

매표소에 "쑤저우"라고 말하면 머라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한참 떠든다.
요금은 표에 적힌대로 53위엔을 내고 표를 받았다.
자리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볼편으로 번호를 덧써서 줬다.
<이게 매표소 표지판.  집표..어쩌고 라고 되어있는거 같은데 앞에 두자는 다른 매표소에도 많이 보인다.>

5시 15분쯤 도착했는데 한국에서 알아본 시간들과는 약간 차 시간이 달라진 것 같았다.
대충 한시간에 한대 아니면 두대는 있는듯. 5시 20분차를 탈수 있을까 생각하고 갔는데
5시 55분 차를 줬다.  - 게다가 그건 뭘 의미하는지 알수 없게 밑에 괄호안에 시간이 있었다.
임시차인가??

5시 55분이 되도 차는 안오고 6시 넘어서 소주라는 글자가 적힌 차가 왔는데
내 표를 보더니 못타게 했다.

그때 우리처럼 타려다 못타는 중국인 부부가 있길래 차가 언제 올지도 모르겠고 와도 탈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해서
같은 차냐고 표를 보여주며 물었다.
남자는 회사다니면서 만났던 중국 사람들만큼 영어를 잘했다.
여자는 못하는건지 안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중국말로만 얘기했고.
내리는데도 좀 알려달라고 했다.  소유오구찌따샤란데서 내려야 한다고.

차는 6시 40분쯤 왔고 그 부부를 따라서 타고 약간 막히는 상해를 지나 고속도로로 가니
한시간 남짓해서 소주가 나왔다. 그리고 그 부부는 첫번째 정류장에 내렸다.
아.......그곳은 널찍널찍 사람도 없고 길도 정리 잘되고
뭐랄까 한국에 어디랑 비슷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판교나 동탄이랄까?
근데 길이 훨씬 더 넓은 것 같다.
고층의 아파트들이 멋지게 있는 그런데 큰길 한 가운데의 정류장.

남편은 한시간도 넘게 기다리고 있다는데 ...
남편이랑 그 남자랑 통화를 해보더니 안되겠다고 남편이 있는데가 어딘지 모르겠다고 -_-;
호텔로 가는게 낫겠데서 호텔 주소를 영어로 적힌 걸 보여주니..모른다.
호텔로 전화를 해서 좀 물어보더니 택시를 잡고 자기들 짐부터 실길래 머지? 했더니
와이프가 데려다주고 가라고 한다고

친절하게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남편한테 악수도 하고 갔다.  택시비도 내주고
가면서 보이는 그동네 호수 좋다는 얘기도 해주고.

중국인에 대한 이미지 급상승...하면서
나도 한국에 와서 길헤매는 외국인을 보면 친절을 베풀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PS : 어제 동생들한테 거품물고 이 경험을 얘기했더니 겁도 없다고.....으하하하. 부부사기단이면 어쩔뻔했냐고 한다.
그러나, 어딜 가나 사람 쉽게 믿고 이런 친절은 고맙게 받아들이는 쿨한 나로서는.. -_-;